신용거래융자 잔고 20조원대...연중 최고치
증권사 3곳, 1000억원대 신용융자 이자수익
1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총 760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2% 감소했다. 상위 10개 증권사의 수익은 6776억원으로 11.5% 줄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1214억원), 키움증권(1194억원), 삼성증권(1162억원), NH투자증권(919억원), 한국투자증권(657억원) 순으로 이자수익이 많았다.
1위 미래에셋증권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이 4.9% 증가한 반면 다른 증권사들은 감소했다. 그럼에도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삼성증권은 여전히 1000억원대 수익을 거뒀다.
증권사들이 투기를 부추긴다는 오해를 살까 적극적으로 마케팅하지 않음에도 막대한 이자를 챙긴 배경은 '빚투' 열풍에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2차전지, 초전도체 등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며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심화했다.
◆…2023년 신용거래융자 잔고 추이 [금융투자협회 제공]
'빚투'는 15조8102억원(1월 11일)에서 20조4319억원(4월 24일)까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주춤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이달 들어 연일 20조원대를 기록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몇년간 신용거래융자가 증가하면서 증권사의 이자수익도 높아졌다"며 "특히 최근 2차전지 등 테마주 열풍이 불면서 '빚투'가 다시 급증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에 신용융자 관리를 주문하며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달 임원회의에서 "테마주 투자 열기에 편승한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신용융자 확대는 '빚투'를 부추길 수 있다"며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도 전날 간담회에서 "테마주에 대한 과도한 쏠림 현상을 관리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증권사의 신용융자 공급이 적정한지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28일부터 비대면 및 대면 계좌에 5.4~9.3% 이자율을 매겼다. 삼성증권은 2월부터 비대면 계좌에 5.6~9.8%, 대면 계좌에 5.1~9.8% 이자율을 설정했다.
NH투자증권은 5월부터 비대면 계좌에 최대 9.9%, 대면 계좌에 최대 9.6%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비대면 8~15일과 61일 이상 기간의 금리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안타증권은 16~60일 기간, 하나증권은 1~7일 기간 금리가 타사 대비 높았다. 하나증권은 대면 계좌에 대한 16~91일 이상 이자율이 가장 낮았다.
신한투자증권은 1~7일 금리가 3.9%로 가장 낮았다. 8~60일 기간 이자율도 타사 대비 낮은 수준이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융자거래는 일종의 가(假)수요로 무분별하게 활용될 시 주식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투자자의 손실을 확대시킬 수 있다"며 "투자위험을 정확히 인지해야 하고 과도한 사용은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