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금통위원 만장일치 결정”
“금리인상 가능성 열어둔 주된 이유, 美 통화정책 불확실성·韓 가계부채 증가세”
“통화정책, 부동산가격 자체를 타겟해선 안돼”
“금리인하 시기상조…오히려 금리인상 가능성 논의·초점 두고 있는 상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은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6명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며 "금리운용에 대해서는 금통위원 모두 3.75%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이유로 먼저 미국의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을 꼽았다. 그는 "잭슨홀 미팅이나 9월 FOMC 회의에서 미국의 금리정책이 어떻게 되는지, 어느 정도 오래갈지에 따라 외환시장 변동성의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물가변동성도 같이 높아질 수 있다. 적절한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금리인상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게 금통위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증가세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금통위원들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계속 확대될지도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금리 상방 옵션을 열어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오히려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초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금리인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통화정책 차원에서는 무조건적으로 어느 시기까지, 어떻게 하겠다고 포워드 가이던스를 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기를 못 박고 싶지는 않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이후 우리나라 채권시장과 부동산PF와 관련된 금융시장 불안이 올라간 상황에서 한국은행 뿐 아니라 기재부, 금융위, 금감원 등 정책 담당자의 우선순위는 물가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가계부채로 시작된 금융불안이 더 심화되지 않도록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목표로 하고 여러 가지 미시적 변수를 규제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어떤 면에서는 부동산 연착륙에 대한 가능성이 커졌고 부동산PF와 관련된 금융시장의 안정이 많이 확산됐다"며 "반면 미시적 정책의 기대하지 않은 효과로 가계부채가 지난 두 달 동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상황이 변한 만큼 정부 당국과 같이 미시적 정책을 다시 점검하면서 아직까지 가계부채 증가율이 두 달 정도고, 시차로 인해 몇 달은 증가될 수 있겠지만 증가폭이 다시 커져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올라가는 일은 없도록 미시적 조정을 하고 점진적으로 가계부채를 낮춰가자는데 대해 정책당국과 한국은행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시적 정책을 통해서 가계부채 흐름을 조정을 해보고 더 크게 증가한다든지, 시장 반응이 부족하다고 하면 거시적 정책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상황은 그런 상황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고 여러 상황을 점검하면서 가계부채 총량이 늘어나지 않도록 정책당국 간 공조는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총재는 "통화정책을 할 때 부동산가격 자체를 타겟하고 있지 않으며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며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나는 것은 금융시장 안정을 저하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으로서 관심을 두고 있다. 어느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미시적으로 다른 정책 수단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