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농산물 수출 제한 해제 시 흑해곡물협정 재개"
"러 지난해 수출량 기록적이지만, 지급·보험 제한으로 어려워"
에르도안 "곧 해결책 도달할 것…곡물협정 이어갈 수 있어"
아프리카에 대한 러 곡물 수출에 합의…"카타르 이미 재정 지원"
◆…러시아 소치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는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대신 양국은 이날 아프리카 국가에 러시아산 곡물을 보내는 수출 계획에 합의했다. 러시아는 튀르키예를 화물선 운영국, 카타르를 재정 보증국으로 세워 아프리카에 대한 자국 곡물 수출을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 공급국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소치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곡물 협정 재개 가능성을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며 "러시아 농산물 수출 제한 해제에 관한 모든 합의가 완전히 이행되는 대로 이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측은 지난 7월 자국의 요구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하고 서방이 모든 약속을 이행할 시 협정에 복귀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도 푸틴 대통령은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서방이 러시아 곡물 및 비료 수출을 위해 제재 완화뿐 아니라 농업 장비 등의 수입 재개, 은행 및 보험 서비스 연결 재개 등의 조치를 통한 약속을 지키고 있지 않다며 "서방이 러시아에서 세계 시장으로의 곡물과 비료 공급을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식품 및 비료 수출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서방의 제재 대상이 아니라며 러시아는 지난해 기록적인 양의 밀을 수출했지만, 자국의 농업 수출업자들은 지급, 물류 및 보험에 대한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회담 이후 "튀르키예의 입장에서 우리는 짧은 시간 안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해결책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곧 곡물 협정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 정상은 이날 러시아 곡물 수출에 대한 새로운 수출 계획에 합의했다. 러시아는 튀르키예를 곡물 가공 및 화물선 운영국, 카타르를 재정 지원국으로 이용해 아프리카에 대한 새로운 곡물 공급국으로 거듭날 목표를 가지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산 곡물을 밀가루로 가공해 아프리카로 보낼 준비가 됐다"며 카타르가 이미 선박 운송을 위해 재정 지원과 자금 조달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상을 파기한 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막히면서 아프리카 지역을 포함해 세계 식량 위기가 커진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곡물 공급국 자리를 러시아가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17일 자국의 요구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했으며 이후 우크라이나 항구에 접근하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 군함으로 취급하고 기국을 우크라이나 측의 전투원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러시아 측은 지난달 13일 흑해를 지나는 팔라우 국적 상선에 경고 사격을 가했다.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을 명분으로 곡물 육로 수출을 위한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도 강행하는 등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봉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식량 안보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경제 또한 타격을 받고 있으나 러시아는 지난달 곡물 수출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러시아곡물연합(RGU)에 따르면 러시아의 7월 곡물 수출량은 사상 최대치인 568만 톤을 기록했으며 이중 밀은 454만 톤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 1.6배 높은 수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