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안 가결로 명분도 실리도 잃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많다"
"구속되면 비명계 명분 얻어…구속 면하면 친명계가 헤게모니 장악하는 계기"
"우리나라에서 정당이 분당되는 건 쉽지 않다…공천 과정 지켜봐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19년 7월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실 주최로 열린 '미래정치 교양강좌 - 총체적 난국 대한민국, 결국 정치가 문제다'에서 강연에 앞서 자리에 앉아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와 관련해 검찰이 상당한 증거를 이 대표에게 제시했던 것이 아니냐고 추측했다.
윤여준 전 장관은 2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별안간 단식을 시작했는데 그 직전에 검찰 조사를 받고 나왔다. 검찰이 제대로 된 증거도 없이 사람을 불렀더라고 얘기했는데 그러고 나서 바로 단식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어떤 위기를 느껴서 단식이라는 극한투쟁이 아니고서는 자기를 지킬 수 없다고 봤기 때문에 바로 단식에 들어간 거 아닌가 하는 추측을 했다"며 "그런데 이제 (체포동의안 가결이) 되니까 명분도 실리도 잃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윤 전 장관이 언급한 검찰 조사는 이재명 대표가 단식을 시작한 지난달 31일에 앞서 17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4번째 검찰에 출석한 것을 말한다.
영장실질심사 결과와 관련해 윤 전 장관은 "구속이 된다면 이른바 비명계가 명분을 얻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친명계가 호락호락 양보할 리도 없으니까 이리 가나 저리 가나 갈등이 한동안은 더 격화되지 않겠나. 구속을 면하게 되면 친명계가 헤게모니를 완전히 장악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구속될 경우 분당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관해서는 "이론적으로 말하면 분당이 불가능한 건 아닐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정당이 분당되는 건 쉽지 않다"며 "공천 과정에서 지켜봐야 안다. 어차피 친명계가 비명계 공천을 절대 안 줄 거라고 생각하면 속된 말로 앉아서 죽을 수는 없을 테니까 다른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로 가든 이재명 대표가 장악력을 놓으라고 그러겠나. 장악력이 약해지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위기나 갈등이 계속 되는가 아니면 총선을 앞두고 봉합되거나 기회가 나타날까'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윤 전 장관은 "그건 적부심(영장심사)을 봐야된다"며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고 답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8일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지난 21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7분쯤부터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이 대표에 대한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시작으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위증교사 혐의 등의 영장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