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시리아 공습에 확전 우려 커져
美정치권 '이란 원유 수출 제재' 요구
예상치 넘은 美원유 재고에 유가 보합권
◆… 이스라엘이 시리아 공항에도 공습을 가하며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증가했다는 소식에 12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보합세로 마감했다.<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18센트 상승해 배럴당 86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센트 하락해 83.44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시리아 국영 TV 방송은 이스라엘이 수도 다마쿠스와 북부 도시 알레포의 국제공항을 공격해 활주로가 손상되고 운항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주말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첫 공습이다.
그간 이스라엘은 시리아를 지원하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G)를 견제하기 위해 이 같은 공격을 강행해 왔지만, 중동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이번 공격이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개입하거나 관여됐다고 미국이 판단할 시 제재를 강화해 이란의 석유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미 정치권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란 제재 강화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석유 수출 제재를 통한 이란의 자금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삭소은행은 지난 1년간 이란의 생산량이 하루 60만 배럴 가까이 증가하고 국내외 저장된 원유가 시장에 판매됨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한 긴축 상황이 일부 완화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이 유가를 보합권에 머물게 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재고가 1,020만 증가해 4억 2,42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석가들의 예상치 50만 배럴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도 이번 주 하루 1,320만 배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즈호 에너지의 밥 야거 선물 담당 이사는 낮은 정제 가동률과 높은 순 수입량이 원유 생산에 더해졌다고 봤다. 그는 "궁극적으로 약세적인 EIA의 보고서"라며 "유지보수 기간 정유소가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에 재고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장 초반에는 미국의 안정적 인플레이션 수치로 유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미 노동 통계국은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7% 상승해 8월의 수치와 같았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은 내달 금리동결 기대감에 힘을 실었다.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분석가는 낮은 미 채권 수익률이 위험 선호를 자극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주가와 유가를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시장 균형을 위해 지속적인 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러시아 TV 인터뷰를 통해 최근 중동 전쟁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타격을 받은 석유 시장의 안정을 위해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로 노박 러시아 부총리 또한 현재 유가에 반영되고 있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위험이 크지 않다고 시장을 안심시켰으며 필요하다면 연료 수출 금지를 더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러시아 정부는 파이프라인 디젤 공급에 대한 제한을 해제했다.
한편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석유 수요 증가율 전망치를 낮추며 세계 경제 여건이 더욱 악화하고 에너지 효율성 향상이 소비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2024년 기존 수요 증가율을 100만 배럴을 88만 배럴로 낮췄다. 다만 2023년 수요 전망은 일일 220만 배럴에서 230만 배럴로 상향 조정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석유수출기구(OPEC)는 내년 수요가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하며 수요 전망을 일일 225만 배럴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