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선 "증세 없다"는데…'복지재원 어떻게' 우려 커

기재위 국감서 '증세없는 복지' 도마위

野 "미래대처 위한 재정여력 확보해야"

정부는 마른수건 짜는 ‘건전재정’ 강조

역대급 세수 결손(정부 예산 대비 국세수입의 부족분)에 더해 복지부문에 투입될 재정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자, 정치권에서도 '중부담·중복지로 가야 한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현재의 낮은 조세부담률로는 복지 수요를 감당하긴 어렵다는 시각이 짙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마른 수건을 짜는 '지출 다이어트'만을 고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 상태로 가면서, 국세감면액이 늘고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꺼낸 게 재원마련책이다. 박 의원은 "정부의 지출을 늘리면 성장은 늘어난다"며 "저출생 문제가 심각하고, 기후위기 등 부분에 대해 대비하려면 재정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증세론을 띄운 것이다. 박근혜 정부때의 사례까지 들며 "증세 없는 복지를 (주장)했다가, 기업환류세제를 도입했고, 담뱃세를 인상해서 그걸(성장과 복지) 보완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복지에 쓸 돈(의무지출)은 매년 늘어난 구조인 만큼, 재원 마련은 숙제다. 실제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이 기간 의무지출은 연평균 5.0% 늘어난다. 증가율은 총지출(3.6%)을 넘어선다. 문제는 돈 쓸 곳은 많은데, 걷히는 돈이 적다. 내년 재정수입(국세·세외·기금수입)은 612조1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지출(656조9000억원) 규모보다 작다.

여당 내에서도 중부담·중복지 방향성에 궤를 같이 한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원칙에서 벗어난 근로소득 면세자를 줄여야 한다고 언급해서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이 무려 35%"라며 "주요국에서는 거의 15%대를 안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상위 소득자도 과도한 공제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중상위 소득자는 당연히 면세에서 빠져야 하고, 하위소득자도 어느 정도 외국에 비추어서 세금을 내는 제도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쓸 돈을 최대한 줄여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 세율 체계에서 성장이 좋아지면 세수가 더 들어올 것"이라며 "증세로 가야한다고 막상 걱정을 하면서도, 정치권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건전재정을 하라는 게 IMF의 권고"라고 말했다.

"세수가 줄어서 국가에서 내놓는 돈도 없어, 국민이 힘드니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겠습니다라고 서민 증세를 할까봐 걱정된다"는 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추 부총리는 "여러 가지 재정이 어려우니까, 왜 세금을 더 거두는 건 안 하느냐고 일부 증세에 관해서도 가끔 언급을 하는데, 과연 증세 법안에 국민들이 동의를 하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