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적법한 절차 내에서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
“경제적 이득 목적 범죄, 목적 달성 못하도록 하는게 국민 기대에 맞다고 생각”
카카오, 벌금형 이상 처벌 시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할수도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감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원장은 이날 여의도 63컨벤션에서 열린 '금융의 날'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시세조종 의혹으로 장시간 조사를 받은 김범수 카카오 전 이사회 의장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권력과 돈이 있는 분들, 제도권에서 어느 정도 제도를 이용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이런 분들의 불법에 대해서는 저희가 여러 차례 경고를 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문제가 되는 여러 건들은 저희가 그런 경고를 한 이후에 발생했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당연히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 문제 등은 적법한 절차 내에서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는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한 범죄이기 때문에 취득한 경제적 이득이 박탈될 수 있도록 저희가 단순히 과징금이라든가 벌금 등 금전적 이익뿐만 아니라 그런 불법 거래를 통해서 이룩하고자 하는 기업적, 경제적 구조가 있다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 정의와 국민이 기대하는 감정에 맞다고 생각해서 그런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전 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13일 SM엔터 시세조종 관여 의혹과 관련해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배 대표 등 3명은 지난 2월경 SM엔터 경영권 인수전 경쟁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식의 시세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격 이상으로 시세조종하고, SM엔터 주식에 대한 주식대량보유 보고(5%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의하면 비(非)금융주력자가 인터넷은행 지분 10%를 초과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법조계 일각에서 카카오 경영진에 대한 처벌이 카카오법인에 대한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는다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카카오는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앞서 전날 오전 10시 금감원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은 이날 오전 1시40분께까지 약 15시간 40분 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그는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대기 중인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만 답했다.'시세조종 관련 혐의에 대해 사전에 보고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