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참여연대, 윤석열 대통령 등 5명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고발
"대통령 발언과 지시, 권한 남용 위법…당시 대통령실 회의자료 확인해야"
"국방부 국감서 의혹 부인…어떤 대화 오고 갔는지 국방부 장·차관 등 수사 필요"
"군의 보복 기소, 조직적 개입 있었는지 여부 조사 필요"
"진실 은폐·왜곡 시도 있었다면 헌법 위반의 엄중한 책임 물어야"
◆…[사진=유튜브 [민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갈무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가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에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윤석열 대통령 등 5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24일 경기 과천시 공수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병대 외압 의혹 관련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윤 대통령,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고발인들이 국방부를 통한 수사 축소·외압 지시를 했다고 주장하며 ▲해병대 수사단에 대한 이첩 보류 지시 ▲국방부 검찰단을 통한 사건 회수 지시 ▲국방부조사본부를 통한 수사 결과 변개 및 재이첩 행위를 지적했다.
이들은 "(피고발인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던 한 청년의 억울한 죽음을 은폐하고 수사외압을 행사했다"며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을 방해하고 국가 기능의 공정한 행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린 이들에 대한 독립적 수사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비공개회의에서 이 전 장관에게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게 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질책했다"며 "이런 대통령의 발언과 지시는 권한을 남용해 위법한 것으로 사실 여부를 밝히기 위해 당시 대통령실 회의자료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정감사 과정에서 국방부는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하거나 대통령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이를 믿기는 어려운바, 어떤 대화와 지시가 오고 갔는지에 대하여 국방부장관, 차관, 법무관리관 및 해병대사령관 등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군의 보복 기소에 대하여 대통령과 국가안보실, 국방부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등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음에도 만일 그 진실을 은폐·왜곡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면 헌법 위반의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해병대 사건이 발생한 지 오늘(24일)로 97일 되는 시점에, 관계자의 증언, 증거가 인멸, 왜곡, 오염될 우려가 있기에 서둘러 이사건 고발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정훈 대령을 단장으로 하는 해병대 수사단의 사망 사건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대령은 지난 7월 19일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 임성근 해병대 1사단 단장 등 8명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이첩하겠다는 수사 결과를 7월 30일 보고했다.
당시 이종섭 전 장관은 결과 보고서에 서명했으나 다음날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 그러나 박 대령이 수사 결과를 지난 8월 2일 경북경찰청에 이첩하자 국방부 검찰단은 경찰에서 사건 자료를 회수하고 박 대령을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했다. 이어 지난 6일 국방부검찰단은 박 대령을 군형법상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