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4분기 0.7%면 올해 성장률 1.4% 달성 가능”

한은, ‘2023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발표

한국은행은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7% 성장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4%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고금리 지속 영향 등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6일 '2023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4분기 0.7% 정도 성장하면 반올림해서 연간 1.4% 성장률이 확실히 나온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최근 반도체, IT경기가 살아나며 수출 부진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1.4% 성장 전망이 부합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근 이-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고금리 지속 영향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2023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서 3분기 중 실질 GDP는 전기대비 0.6% 성장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4% 증가했다.

한은에 의하면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순수출의 플러스 성장 기여가 지속되는 가운데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일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내수도 증가 전환됐다.

순수출의 경우 수출, 수입 모두 증가로 전환한 가운데 반도체가 회복세를 보인데 힘입어 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을 상회하면서 순수출이 성장에 0.4%p 기여했다.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전분기 -0.8%p에서 0.3%p로 플러스 전환했다. 민간소비는 음식, 숙박, 오락, 문화 등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전분기 0.1% 감소에서 0.3% 증가로 전환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원자재 공급 차질 완화 등으로 건설 기성이 늘어나면서 0.8% 감소에서 2.2% 증가로 전환했다.

신 국장은 "민간소비는 전분기 마이너스에서 이번 분기 소폭 증가 전환했다. 재화는 계속 마이너스이고 소비심리는 9월부터 떨어지며 안 좋지만 소비주변 여건을 보면 카드사용액은 계속 플러스이고 고용지표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민간소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원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3분기 수출이 좋아졌는데 제조업, 설비투자 부분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는 물음에 그는 "생산지출 쪽에서 말씀드리면 재화수출과 제조업 생산은 같이 간다고 보면 된다. 반도체 경우 제조업체가 생산하게 되면 내수로 쓰이기보다 재고로 쌓이거나 대부분 수출된다. 반도체 수출이 잘됐다는 것은 반도체 생산이 같이 잘됐다는 것"이라며 "반도체 생산과 재화 수출은 전기대비로는 2분기 연속 증가했다. 통관기준 숫자, 경상수지에서 말하는 것은 명목숫자이기 때문에 가격요인이 반영되어 있어 실질기준과 다소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사이클로 보면 설비투자는 반도체 수요가 살아날 때 증설하는 경우가 많다. 저가 사양의 반도체보다 고가 사양의 반도체 쪽으로 시장 수요가 옮겨가고 있어 그것에 맞춰 올해도 증설하고 있고 내년에도 증설 투자 계획을 하고 있다. 완공이 되어 생산이 되면 차후 반도체 생산과 제조업 수출 쪽에 긍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4분기 순수출 성장 기여 전망에 대해 신 국장은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보다 더 높은 상태에서 수출 증가율과 수입 증가율의 격차가 크면 순수출 기여도가 높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의 경우 반도체, IT경기 개선세가 보이면서 수출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이달 20일까지 통관기준 수출도 플러스 전환됐기 때문에 그 흐름이 당초 전망대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입 쪽은 지정학적 리스크, 유가 움직임에 따라 원유라든지 수입수요 변화 등 이런 부분들의 불확실성이 높아 수입 쪽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4분기 순수출 기여도가 플러스 지속될 것이냐는 지금으로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승철 국장은 연간 성장률 1.4% 달성을 위해 4분기 어느 정도 성장률이 나와야 하는 질문에 "우리 경제 성장률이 1.4% 될 것이냐 아니냐는 논쟁에서 핵심 이슈는 반도체, IT 경기 회복 시점,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대중국 수출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핵심이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반도체, IT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는 부분이 있어 수출 부진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되는 상황이다. 직전 통화정책방향 회의 때도 성장률 전망을 유지한 것으로 안다"며 "다만 최근 이-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고금리 지속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IT 경기, 수출 부진이 완화되는 것을 보면 1.4% 전망에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불확실한 요인들이 많다"고 부연했다.

이어 "산술적으로 4분기 0.7% 정도 성장하면 1.4% 성장률이 나온다. 4분기 성장률이 0.6%면 1.4%가 안 나올 수도 있고 0.7% 정도면 반올림해서 연간 성장률 1.4%가 확실하게 나온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