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좋은미래 "5호선 김포연장 예타 계획도 없이 뜬금없이 행정편입"
홍익표 "5호선 연장 관련 예산안 담겠다면 담겠다…정부 입장 정해달라"
김두관 "김포 서울편입 강력 반대해야…행정체제 대개편? 뜬구름 잡아"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등 '메가시티 서울' 구상에 대해 "정책이라 부를 수도 없는 설익은 선언으로 부동산 기대심리부터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현실성 없고 졸속안이라고 비판하며 지하철 5호선 노선 연장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강훈식 등 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 의원들은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상 최악의 민생난 속에서 김기현 대표가 뜬금없이 김포시에 서울 편입을 선언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의원들은 "설익은 서울 블랙홀 선언으로 국면 전환 시도 말고 진정한 지방시대를 고민하라"며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소통과 반성의 정체가 국면 전환용 총선 전략이란 말인가"라고 따져물었다.
특히 "접근성의 문제라면 교통망 구축이 우선"이라며 "5호선 김포연장 예타에 대한 명확한 계획도 없이 무슨 뜬금없이 행정편입이란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발표에 전문가 집단이나 정부 차원의 진정성 있는 검토가 조금이라도 이루어졌나"라며 "경기도 주변 도시의 서울 편입 여부는 근본적으로 국가 전체의 행정체계 개편과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더욱이 메가시티 논의가 필요한 곳은 인력, 서비스, 노동, 자본, 인프라 등 모든 것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서울이 아니다"며 "일극 중심의 불균형을 타파하고 기회가 고루 배분되어야 할 부울경, 충청, 대구, 경북, 호남 등이 그곳"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 국토의 고른 발전을 위한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없애고 지자체의 각자 도생판을 만들고 있는 지방시대위원회 출범도 모자라 이제 서울 외에 지역 발전은 안중에도 없단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책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총선 전략 선언은 취소하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경기도 발전, 국가균형발전을 논의하자"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체의 도시계획과 공간 계획을 먼저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멈췄던 부울경 메가시티를 시작으로 5대 권역 균형발전 방안을 실천해야 한다"며 "세수펑크로 위험 수위에 다다른 지자체 재정의 보완 방안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미래 대표인 강훈식 의원 외 송갑석, 남인순, 오기형, 이수진, 진성준, 김원이, 김상희 의원 등이 함께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현실성 없고 졸속인 김포의 서울 편입안보다 김포 주민이 실제 어려움을 겪는 것은 교통 문제다. 김포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분들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5호선과 관련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노선 연장 확정을 이번 예산안에 담고자 한다면 민주당은 담겠다. 정부가 입장을 정해 달라"고 했다.
그는 "정부는 이번 예산안에 5호선 연장과 관련한 어떤 입장도 제시하지 않았다. 매우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안을 가지고 오라. 이번 정기국회 내에 처리해서 내년도에 바로 5호선 연장 사업이 시행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인접했다는 이유로, 교통난 해소를 목적으로 주변 인접 도시들을 하나로 묶는 게 가능하냐는 주장도 나왔다.
경기 양주시가 지역구인 정성호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양주도 김포하고 비슷한 모양으로 서울과 붙어있다"며 "양주, 의정부, 구리, 과천, 안양, 성남도 다 서울에 포함시킬 건가"라고 반문했다.
또 남종섭 경기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는 MBC라디오에서 "(김포 외에도)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원이 많아 인구 대비로 했을 때 김포는 12.7%로 10위 정도 되는데 (교통난 해소를 위한 논리라면) 그 안에 있는 광명시, 하남시, 과천시, 의정부, 성남, 부천까지 다 통합해야 된다"며 "경기도 전체가 다 그 주위로 해서 포함되는 건데 이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 정책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의식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전날과 달리 더 강한 비판 발언이 나오며 사실상 불가론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에선 국민의힘 '메가시티 서울' 구상에 대해 당 지도부가 선명하게 찬성·반대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두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는 분권정당인 민주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김포시의 서울편입과 망국적인 서울집중을 강력히 반대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나라가 망해도 선거는 이기겠다는 국민의힘의 혹세무민은 규탄받아 마땅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대응도 크게 잘못됐다"며 "국힘이 서울 확장을 하자고 나오면 분권론과 균형론으로 맞서야 하는데, 국힘의 서울확장론에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나라가 망하든 말든 선거는 이기고 보겠다는 국민의힘과 똑같은 수준이 될 수는 없다"며 "김포 편입 반대를 명확히 밝히고 국힘의 술책을 서울 집중을 부추겨 수도권은 질식하게 하고 지방은 소멸시켜 궁극적으로 국가를 망하게 할 망책이라 비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남권, 대경권, 충청권, 호남권을 서울 수준으로 키워서 전 국토가 골고루 발전하는 다극체제가 가동되기 전에 서울 확장은 절대 안된다는 당론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 원내대표가 전날 김포 서울 편입론 구상에 대해 '행정체제 대개편'을 역제안한 것을 두고도 거세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저쪽이 지금 대한민국에 독극물을 주입하고 있는데 주사기를 빼서 버릴 생각은 않고 엉뚱하게 다른 병이 있는지 진단을 해보자고 하는 꼴"이라고 빗대 비판했다.
이어 "국힘은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시키는 척하면서 구리, 성남, 부천, 고양, 하남 등 민주당 우세지역에서 민주당을 잡겠다고 나선 것인데, 뜬구름 잡는 행정체계 개편 이야기나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무슨 눈치를 보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우리 국민들이 모두 욕망의 노예가 되었고, 모두 서울시민이 되고 싶어 안달이 났고, 모두 집값 땅값이 오르기만 기다리는 속물들이라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따져물었다.
아울러 "민주당이 지방자치를 시작한 김대중, 균형발전의 길을 연 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이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질타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본격화하기 위해 '수도권 주민편익 개선 특별위원회'(가칭)를 발족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에서는 특위 위원장에 5선의 조경태(부산 사하구을) 의원을 임명하는 안건이 의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