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사업화 지원 사업' 참여 기업 지원 예산만 716억 7400만원
참여 기업 중 성과 없거나 조기 종료된 기업 1239개
일자리 창출 예산 폭증…사후 관리는 이뤄지지 않아
◆…지난 7월 1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 제일 창업박람회in대구'에서 참관객들이 박람회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시절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투입된 정부 지원금 700억원 이상이 경영 실적이 없는 '좀비 기업' 유지에 낭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서울경제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창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창업 사업화 지원 사업'에 참여한 기업 중 '매출', '고용', '투자 유치' 등 사업 성과가 없거나 조기 종료된 기업은 1239개로 집계됐고, 이들 기업에 지원한 예산만 716억 7400만원에 달했다.
정부 지원금을 타낸 뒤 경영 성적이 전혀 없는 '좀비 기업'은 2017년 114개, 2018년 127개, 2019년 488개, 2020년 510개로 매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2019년에는 지원 대상인 기업 4510개 중 좀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은 국내 유일의 창업 지원 전담 기관으로, 기관 전체 예산 중 창업 사업화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창업 사업화 예산은 1569억 8600만원이었으나, 문재인 정부 때 창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추진으로 2017년도에 예산이 2389억 1000만원으로 급증했다. 이어 2018년 3955억 7300만원, 2019년 4303억 1800만원, 2020년 5562억 84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사후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창업진흥원이 2017~2020년 기간 동안 최우수·우수·보통 점수를 부여한 기업을 보면 '매출', '고용', '투자 유치'가 발생하지 않은 '무늬만 기업'이 861개에 이른다. 심지어 '청년 일자리 만들기'의 일환으로 사업이 추진됐으나 정작 전체 기업 중 '고용'이 발생한 기업은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최현철 상근부대변인은 9일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에서 실체도 없는 기업에 일자리 창출을 명목으로 '묻지마 창업'을 지원해 예산만 부풀려 놓고 대상 기업에 대한 관리 감독은 소홀히 해 혈세만 낭비한 것"이라며 "문(文)정부의 수백억 혈세 묻지마 투입, 예산 낭비의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라고 비판했다.
최 부대변인은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사업에 관리 감독마저 소홀하며 실적평가조차 하지 않은 것은 도덕적 해이는 물론 국민들을 우롱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예산 지원에 대한 부실한 관리는 낭비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올 것이 뻔하다"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