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노테퓨란 성분 살충제로 침대 프레임 분사
◆…자료사진=질병관리청 제공
흡혈 해충 빈대가 전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하철과 KTX를 이용했던 승객이 코트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는 글까지 올라와 시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빈대 신고 건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 10년간 누적 신고수보다 급증하자 정부는 '전국 빈대 현황판'을 만들어 모니터링에 나섰다. 다만 빈대는 발견돼도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할 의무가 없기때문에 발생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든 실정이다.
1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1~8호선 내에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총 8건의 빈대 출현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가 청소와 방역, 세스코 정밀 점검 등을 벌인 결과 실제 빈대가 발견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지난 3일 YTN 라디오 '생생플러스'에서 "빈대는 항상 사람을 숙주로 해서 흡혈을 하는 곤충으로 실내에서만 산다. 모기처럼 야외에서 서식하고 있다가 흡혈하기 위해서 집 안으로 침입하고 다시 야외로 나가는 곤충이 아니다. 약 18도~20도 정도의 환경에서 보통 70~120일 정도 먹지 않고 생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기는 약 2분 정도 흡혈을 하지만 빈대는 모기의 5배에서 7배 정도 흡혈을 한다"며 "빈대는 모기와 달리 여러 마리가 침대 주변에 서식하면서 흡혈을 하기 때문에 물린 부위가 굉장히 많이 생긴다. 빈대의 타액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면역적으로 좀 특이한 사람들은 염증 수치가 올라가는 등 과민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빈대 천적인 바퀴벌레 개체 수가 줄면서 빈대 박멸이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냐는 질문에 대해선 "바퀴벌레와 빈대는 서로 천적 관계가 아니다. 바퀴벌레는 유기물을 먹는 반면 빈대는 흡혈을 해 두 종의 관계는 서로 먹이가 다르고 서식처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빈대에 물렸을 경우 침대주변을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인 후 스팀다리미로 열을 가해 스팀을 분사시켜야 한다. 해외에서 유입된 빈대의 경우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이 생겨 피레스로이드계 가정용 살충제에 거의 잘 안 죽는다. 네오니코틴오이드계 살충제 중에 '디노테퓨란'이라는 성분이 있는 살충제로 침대 프레임 틈새와 콘센트, 커튼 레일 사이에 분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사진=질병관리청 제공
또한 "디노테퓨란 성분이 들어간 살충제는 약국에서는 구입하기 어렵고 온라인에 디노테퓨란을 검색하시면 0.5%짜리 건 타입의 스프레이 제품이 나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해외출장이나 여행에서 빈대를 겪었을 경우 일단 가방을 집 밖에서 개봉하고 세탁이 가능한 것들은 60도나 70도의 고온 온수로 세탁해야하며 여행가방은 열어둔 채로 큰 비닐봉투에 집어넣은 다음 가정용 에어로졸이나 살충제로 수 회 분사한 후 밀봉한채 3일간 방치해 두라고 조언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9일 새로 발간한 '빈대 정보집'을 참고해 빈대와 관련 질의응답으로 정리했다.
Q1. 빈대는 어떤 곤충인가.
▶빈대는 자고 있는 사람과 동물의 피만 먹는 작고 납작한 기생 곤충이다. 피를 먹지 않고도 몇 달은 살 수 있다. 적갈색이고 날개가 없으며, 1∼7㎜ 크기다.
Q2. 빈대는 어디서 발견되나.
▶빈대는 통상 개발도상국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미국이나 캐나다, 영국 및 기타 유럽 일부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5성급 호텔과 리조트에서도 발견되기도 했다. 빈대의 발견은 생활 조건의 청결도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자료사진=질병관리청 제공
Q3.빈대가 질병을 퍼뜨리나.
▶빈대는 질병을 퍼뜨리는 것으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려움증과 수면 부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다. 가려움 때문에 과도하게 긁다가 2차 피부 감염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Q4. 빈대는 어떤 건강 위험을 초래하나.
▶사람마다 다르다. 물린 부위의 신체적 징후가 없는 경우부터 작은 물린 자국이나 아나필락시스(특정 물질에 대한 과민 알레르기 반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빈대는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지 않지만, 여러 번 물렸을 때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Q5.빈대는 침입의 징후와 증상은 무엇인가.
▶빈대 침입을 식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의 하나는 자는 동안 신체 부위에 있는 물린 자국으로 알 수 있다. 그러나 물린 자국이 나타나기까지 최대 14일이 걸릴 수 있으므로 실제 빈대가 있는지 확인할 때는 탈피 후 빈대의 외골격(껍질), 매트리스와 시트의 접힌 부분, 붉은색 핏자국과 검붉은 배설물, 노릿한 냄새 등 다른 단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Q6.빈대에 물렸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
▶빈대는 물 때 마취제와 항응고 성분을 주입하기 때문에 사람이 물렸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수 있다. 물린 자국은 모기나 벼룩의 자국과 비슷한데, 약간 부어오르고 빨갛게 부풀어 올라 가렵고 자극적일 수 있다. 자국의 모양새는 무작위이거나 직선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른 증상으로는 불면증, 물린 부위를 많이 긁어서 발생하는 피부 문제 등이 있다.
Q7.빈대에 물릴 위험이 높은 사람은.
▶감염된 지역을 방문한 모든 사람이 빈대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 특히, 자주 여행하고 이전에 다른 사람들이 잤던 주거 공간과 침실을 공유하는 사람은 빈대에 물리거나 빈대를 퍼뜨릴 위험이 더 높다.
Q8.빈대에 물리면 어떻게 치료하나.
▶빈대 물림은 일반적으로 심각한 의학적 위협을 일으키지 않는다. 물린 부위를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해당 부위를 긁지 말고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s)가 함유된 크림, 경구용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정확한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가와 상의도 해야 한다.
Q9.빈대 물림을 예방할 방법이 있나.
▶빈대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물품을 함부로 가정으로 가져오지 않아야 한다. 여행 중 빈대를 겪었다면 여행용품을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Q10.빈대가 발생할 수 있는 장소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보면 버스와 기차에서도 빈대가 발생할 수 있다. 버스나 기차 여행 후 수하물 등을 통해 빈대가 옮겨질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주요 서식지라 말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청결한 대중교통 수단에 대해서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이유는 없고, 개인위생 관리를 하고 여행 후 짐을 관리할 때 방역당국의 안내를 참고하는 게 좋다.
Q11.빈대가 있다고 의심되면 어떻게 조치해야 하나.
▶빈대의 주요 서식지 등을 중심으로 방제를 하는 것이 좋다. 물리적으로는 진공청소기로 생존 개체 및 탈피각(껍질), 알 등을 제거한 뒤 스팀청소기로 해당 지점을 열처리해야 한다. 화학적으로는 빈대의 서식지를 중심으로 환경부에서 빈대용으로 승인한 살충제를 사용해야 한다.
Q12.스팀고열 방법이란.
▶스팀고열은 빈대가 서식하는 가구 틈이나 벽 틈 또는 매트리스 등에서 먼저 진공청소기를 이용하여 생존 개체 및 탈피각(껄집), 알 등을 제거하고 그 부분에 고온의 열처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스팀청소기가 없는 경우 헤어드라이어 고온·약풍으로 열처리하면 된다.
Q13.빈대 출몰이 의심되면 어디에 신고하나.
▶국민콜 '110'이나 각 지방자치단체의 보건소에 신고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