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로이터·NYT·CNN 겨냥...이스라엘 총리실 "반인륜적 범죄의 공범"
◆…프리랜서 작가 하산 에슬라이아가 AP통신에 제공한 사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스라엘은 유력 언론사에 보도사진을 제공한 프리랜서 작가들이 지난달 7일 새벽 하마스의 기습 정보를 미리 입수했고, 일부는 하마스와 내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AP·로이터 통신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CNN 방송 등을 겨냥해 이같이 주장했다.
카르히 장관은 "사진작가를 포함해 조직 내 특정 개개인이 이런 끔찍한 행동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고 가해자와 문제가 되는 관계를 맺어왔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적었다.
니잔 첸 이스라엘 정부 공보국장은 해당 언론사 4곳에 서한을 보내 하마스의 기습 당일 사진 취재와 관련해 해명을 요구했다.
폴리티코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 서한에서 "하마스 테러리스트와 함께 민간인 살해와 군인 폭행, 납치를 촬영했다"며 당시 국경지대에서 보도사진을 촬영해 이들 언론사에 보낸 사진작가 4명을 비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은 기자들이 범죄사실을 알고도 막으려 하기보다 기록했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한발 더 나아가 "반인륜적 범죄의 공범"이라고 언급했다.
전시내각에 참여하는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학살 현장에 있으면서도 어린이들이 학살당하는 동안 그저 방관자로 남길 선택한 언론인들은 테러리스트와 다르지 않으며 그렇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어니스트 리포팅'이라는 이름의 언론감시단체가 지난 8일 사진 취재의 윤리적 문제를 지적한 이후 언론사들에 해명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AP와 CNN에 사진을 제공한 프리랜서 기자 하산 에슬라이아의 볼에 입을 맞추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언론사들은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다. 이날 로이터, AP, NYT는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사전 정보는 없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은 10월7일 오전 국경지대에 있던 프리랜서 사진작가 2명에게서 사진을 입수했다며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로이터는 "이 사진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에 로켓을 발사한 지 2시간, 무장세력이 국경을 넘었다는 이스라엘의 발표가 나온 지 45분 뒤 촬영된 것"이라며 하마스의 기습 이전에는 이들 사진작가와 관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AP는 "10월7일 공격이 일어나기 전에는 기습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프리랜서에게 받은 첫 사진은 공격이 시작된 지 1시간 이상이 지난 후에 찍혔다. 공격 당시 국경에는 AP 직원이 없었고 이들은 국경을 넘지도 않았다"며 "하산 에슬라이아와는 더이상 함께 일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NYT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며 "터무니없는 이스라엘의 주장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현장에 있는 기자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했다. NYT는 보고서가 지적한 프리랜서 사진작가 유세프 마수드와 기습 당일에는 함께 일하지 않았다며 언론감시단체가 '모호한 혐의'를 제기했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