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지구 남부로 지상전 확대 시사
주민·구호단체 "대피소 어디인지 알려달라" 호소
◆…칸 유니스에 살포한 전단지 사진=@MiddleEastEye 엑스(X·옛 트위터)
가자지구 북부를 장악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지상전 다음 단계에 돌입하기 위해 가자지구 남부지역 주민에게도 대피를 촉구하는 전단지를 뿌렸다. 군사 작전을 남부로 확대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 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5일 전단 살포를 통해 칸 유니스 동쪽에 위치한 4개 소도시 알카라흐, 쿠자아, 바니 수하일라, 압산 등에 사는 주민에게 "즉시 거주지에서 대피하라"라고 경고했다.
평균 인구가 약 10만 명에 달하는 4개 소도시에는 가자 북부지역에서 대피한 주민들도 있어 현재는 더 많은 사람이 이들 도시에 체류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단지에는 "안전을 위해 즉시 알려진 대피소로 대피하라"며 "하마스 테러집단과 같이 있거나 그들이 사용하는 모든 집은 표적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전단지 살포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을 공습한 뒤 나왔다.
실제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오늘 가자시티 서쪽을 장악하고 하마스 잔당 소탕을 완료했다"며 지상전의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날 지상전이 진행되고 있는 가자지구를 방문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며 "(하마스) 지휘관과 대원을 제거하고 기반 시설을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텐트 대피소에 있는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비가 내리는 밖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이에 남부 주민과 구호단체 활동가들은 "대피소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군은 전쟁이 시작된 지난달 7일 이후 가자지구 북쪽 주민들에게 가자지구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요구해 왔다. 지난 9일부터는 하루 4시간 가량 공습을 멈추고 안전 통로를 통해 주민들이 남부로 이동하도록 했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대피하라는 가자지구 남부에도 공습을 계속하고 있어 주민들은 어디로 대피해야 할지 몰라 공포에 떨고 있다.
볼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현재 가자지구에서 안전한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토로했다. 구호단체들은 이스라엘이 인구밀도가 높은 가자지구 남부에 군사 작전을 확대하면 인도주의적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