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무차별적 살해 용납 못 해"
이스라엘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사용한 범죄 책임 안 물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사진=로이터통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발언에 이스라엘이 강하게 반발하자 양측이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등 외교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와 함께 이집트 가자지구 국경 지역을 방문한 산체스 총리는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고한 민간인들의 무차별적인 살해를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면서 "유럽연합(EU)은 팔레스타인의 국가 수립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이 겪고 있는 비극적 상황을 끝내려면 인도주의적 휴전이 지속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크로 벨기에 총리도 "군사 작전이 국제 인도주의법을 존중해야 한다"며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이날 X(엣 트위터)에 두 정상이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테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 주재 스페인과 벨기에 대사를 불러들여 강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실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이스라엘 시민들을 학살하고 팔레스타인인을 인간 방패로 사용한 범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며 두 정상의 발언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스라엘의 반응에 스페인은 "이스라엘 정부의 비난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우리는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공식 항의를 제기하기 위해 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알바레스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정부가 우리와 벨기에 총리를 향한 비난은 완전히 거짓이며 받아들일 수 없다. 스페인 외무부는 이같은 비난을 전적으로 부인한다"며 "우리는 항상 테러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강조해왔으며 하마스에 납치된 모든 인질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그것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우리의 요구와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