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유착 부패범죄로 주민이익과 지방행정 공공성 심각 훼손"
"공사가 특정 민간업자의 이권 개입 통로"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서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의혹 관련 사건 중 첫 1심 판결로 유죄 판단이 나오면서 이 대표 등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30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7천만원을 선고하고 6억7천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에게는 징역 8개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는 무죄를 선고했다. 남 변호사는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김씨는 당내 대선 예비경선 전후인 2021년 4∼8월 유 전 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민간업자 남 변호사로부터 4차례에 걸쳐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6억원은 김씨에게 전달됐으며, 나머지 2억4700만원은 유 전 본부장이 김씨에게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렇게 전달받지 못한 부분만 무죄로 판단했다.
김씨는 2013년 2월∼2014년 4월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공사 설립,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편의 제공 대가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뇌물 1억9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2013년 4월 받은 7천만원만 뇌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불법정치자금 6억원, 뇌물 7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지방자치단체의 위법·부당한 업무를 견제해야 하는 지방의회 의원인 피고인 김용과 지방자치단체의 개발사업을 관장하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실세 기획본부장인 유동규가 성남시 대형 부동산 개발 관련하여 민간업자들과 장기간에 걸쳐 사업공모 참여와 인허가 등을 매개로 금품수수 등을 통해 상호 밀접하게 유착되어 가는 과정에서 형성된 일련의 부패 범죄로 지방자체단체 및 지방의회의원의 직무 공정성 및 청렴성과 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현저히 훼손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뿌리 깊은 부패의 고리는 지방자치 민주주의를 우롱하고 주민의 이익과 지방행정의 공공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병폐"라고 규정했다.
이어 "유동규, 김만배, 남욱 등 민간업자들의 관여로 공정하게 개발이 진행돼야 할 공공개발사업에서 지방의회 다수당의 이의가 있음에도 비정상적인 정치개입을 통해 공사가 설립됐다. 이후 공사가 특정 민간업자의 이권 개입 통로가 됐으며, 지역주민과 공공에게 돌아갔어야 할 개발이익 상당 부분이 민간업자들에게 귀속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또 "김용과 유동규 등은 민간업자들과의 유착관계를 (이재명 대표 재선) 시장 선거일 직전 상대 후보 측에 관한 부정적인 보도가 이루어지는 데에 이용하는 등 정치적으로도 활용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김 전 부원장의 보석을 취소하고 법정구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