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초 '하마스 소탕' 목표와 달리 '고위 지도부 제거' 작전 준비
하마스 하급 대원들 처우 및 거처 고민…美와 추방 논의
"더 쉬운 가자지구 재건" 목표…하마스에 출구 전략 제공
"현재 상황엔 비현실적"…주변국 협력 및 양측 신뢰 등 장애물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이스라엘방위군(IDF) <사진 로이터>
전쟁 후 가자지구를 "하마스 없는 안전지대"로 만들자는 취지이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비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과 미국 관리들이 하마스가 권력을 되찾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급 대원들을 가자지구에서 추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을 공언하며 고위 지도자를 포함해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공격에 가담한 모든 구성원을 제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이스라엘군은 3만 명에 달하는 하마스 대원 중 수천 명을 사살한 것으로 추정 된다.
하지만 당초 목표와 달리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 고위 지도자들을 제거하는 새로운 작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후 수천 명에 달하는 하마스 대원들에 대한 처우 및 거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미국 측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하마스 대원들을 추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마스에 출구 전략을 제공하고 전쟁이 끝난 후 가자지구를 더 쉽게 재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는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포위했을 때 무장대원들을 쫓아낸 것과 유사하다. 당시 미국의 중개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와 약 11,000명의 대원이 튀니지로 추방됐다.
다만 WSJ은 가자지구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의 본거지인 만큼 대원들이 가자지구를 떠나는 것은 당시 레바논에서 튀니지로 이주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하마스 대원들이 이 같은 망명 옵션을 선택할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관리는 "나는 그들이 PLO만큼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란의 사상과 연결된 좀 더 종교적이고 지하드 주의적인 조직"이라고 설명헀다.
중동연구소의 란다 슬림 분쟁해결 및 대화 프로그램 책임자는 이번 방안이 하마스 대원들을 받아 줄 주변국들의 협력, 양측의 신뢰 등 많은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슬림 책임자는 "현재의 갈등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비현실적"이라면서도 "미래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부가 사살된다면 일부 하마스 대원들이 이 같은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인질 협상에 따른 휴전이 12월 1일(현지시간) 종료되는 가운데 전쟁을 종식할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합의가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현재 이스라엘, 미국, 아랍 국가들은 전쟁 이후 가자지구 통치 및 안보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WSJ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 본부를 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가자지구 통치 여부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은 이날 휴전 종료 기한을 약 10분 남겨두고 다음 날 오전까지 이를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