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내년 코스피 2200~2750 예상... 시스템 리스크는 기우"

코스피 지수, N자 형태 상고하저 전망... 2분기 '2350~2750' 제시

고금리 장기화 이후 '불 스티프닝'으로의 점진적 변화 개연성 높아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 전망... 韓 수출 및 기업실적 정상화 예상

유승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30일 발간한 '2024년 글로벌 자산배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추세적 위기) 가능성은 아직 기우 수준으로 제한된 상황"이라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에 편승한 수출 및 기업실적 정상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추세적 위기는 급속한 실물경기 침체(Hard-Landing)와 도미노식 크레딧·뱅킹·소버린 리스크의 연쇄화를 동반하는 특징이 있다. 경기 대순환 사이클에서 Disinflation(디스인플레이션)이 향후 나쁜(Bad)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 현실화된다.
 
단, 1990년 이후 물가 하향 안정화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변화 및 시장금리 하락으로 반영됐던 디스인플레이션 사례를 보면 △주변국이 아닌 중심국 실물경기 경착륙 △크레딧·뱅킹·소버린 리스크로의 위기 전염 및 확산 △연준의 정책 선회 타이밍 실기(失期) △기업 가격 전가력 훼손 및 마진 압착 심화가 동반할 때 추세적 위기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와 EM(이머징마켓) 지수, 중국 지수는 추세적 위기 현실화를 상정한 20년 이동평균(MA)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이는 연준 오버킬(Overkill) 공포와 중국·신흥국 매크로 비관론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머징마켓 주가가 20년 이평선에 달했다는 사실은 이제 실적·정책 모멘텀에 근거한 Bottom fishing(저가매수) 대응이 보다 유리한 선택지일 수 있다는 시각 변화를 자극할 개연성이 높다"며 "20년 MA 주가에선 투매보단 보유, 관망보단 매수 대응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정된 가운데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재정투자 확장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올해 4분기 이후 시장금리 피크아웃(peak-out) 전환 가능성이 내년 재정 확장 관련 부담 완화로 이어졌고, 이에 민주·공화 양당 정쟁 심화 우려에도 2023년 이상의 재량적 지출 중심의 임시 예산안 편성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기조하에서 경기 회복 이후를 내다보며 생산력 및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빅테크 등 선도기업들은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을 발휘해 내년 글로벌 Capex(자본 지출)/인프라 확충 투자 행렬을 주도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상품 또는 재화 소비 정상화와 재축적(Re-stocking) 사이클 재개를 경유해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으로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다.

유 이사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은 한국·독일·일본 등 선진 공업국과 중국을 위시한 신흥국 경기 회복력 강화에 일조할 개연성이 높다"며 "미국과 미국 제외 주요국 사이 경기 모멘텀 격차 축소에 따른 강달러 압력 완화가 내년 중립 이상의 국내 증시 외국인 수급 환경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내년 대한민국 수출이 사상 최초로 7000억달러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국내 기업실적도 퀀텀 점프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세부 업종별 업황에 대해서는 △반도체 △인터넷/SW △게임 △조선/기계/방산 △정유/화학 등에 대해 긍정 의견을, △건설 △운송 △유통 △의류 △지주 등에 대해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