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개사 기획감독으로 총 91억원 체불임금 확인
단순 착오나 소액 체불 제외한 69개사 사법처리
◆…사진=연합뉴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A사는 이중 장부로 근로시간을 관리해,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한 사실을 은폐하고 한도 초과 시간을 다음달로 이월하는 식으로 연장근로 수당을 미지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B지역농협은 주말 근무 시 연장근로수당 대신 일정금액의 당직비만 지급하는 방식으로 3년간 근로자 134명에게 연장수당을 법정 기준보다 2억4000만원이나 적게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철근콘크리트 공사 하도급 업체 C건설사는 현장 근로자 191명에 대한 8월분 임금 5억7000만원을 공정별 팀장 9명에게 나눠서 지급해 근로기준법상 임금 '직접지급'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9월~11월 3개월간 상습체불 의심 기업 131개와 임금체불·불법 하도급 의심 12개 건설 현장에 대해 기획감독을 실시한 결과를 3일 공개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임금체불액은 1조4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증가했다. 피해 노동자는 22만7000여 명에 달한다. 주로 경영난을 이유로 길게는 1년 넘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각종 수당을 기준보다 적게 또는 아예 지급하지 않은 기업들도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재직 중인 근로자가 임금이 체불되더라도 사업주를 신고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기획감독을 불시에 실시했다. 사업장은 과거 임금체불 기록 등을 토대로 선정했다.
상습체불 의심 기업 131곳에 대해 기획감독을 실시한 결과 92개사(70.2%)에서 총 91억원이 넘는 체불임금을 적발했다. 이중 단순 착오나 소액 체불인 경우 등을 제외한 69개사, 148건의 법 위반사항에 대해 '즉시 사법처리'했다. 단일 기획감독으로는 최대규모의 체불액 적발과 사법 처리 건수인 것으로 기록됐다.
아울러 국토부와 합동으로 실시한 12개 건설현장 점검에서는 6개 현장에서 불법 하도급(2개 현장)과 임금 직접지급 위반(4개 현장)을 적발했고 4개 사에 대해선 즉시 사법처리했다. 일부 건설·제조업 현장에서는 근로자 팀을 조직한 소위 '십장'이나 '물량팀장'에게 임금을 통으로 지급하는 경우도 드러났다. 이런 관행은 임금체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용노동부는 확인된 임금 체불 사례에 대해 사법처리와 함께 청산 계획을 제출받아 근로자 권리구제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재직 중인 근로자의 임금체불 피해를 해소할 수 있도록 오는 11일부터 31일까지 '임금체불 익명신고센터'를 운영해 불시 기획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현장에 대한 근로감독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