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이 몰려온다... 기지개 켜는 게임업계

3분기 합산 매출 7.1조원... 전년比 10%↓

국내 업황 부진 속 컴투스·위메이드 돋보여

증권가 "내년 MMO 경쟁 심화... 익스트랙션 주목"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8대 게임사의 3분기 합산 누적 매출액은 7조1139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9060억원) 대비 10% 감소했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1위를 기록했던 엔씨소프트가 3위로 밀린 가운데 넷마블과 크래프톤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넷마블은 1조8365억원을 벌어들이며 선두에 올랐다. 3분기 중 선보인 '신의탑 : 새로운 세계'와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신작 출시 효과에 힘입어 실적 선방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레이븐2',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와 같은 신작을 지속 출시하는 한편 고정비와 마케팅비 등에 대한 효율화를 진행해 매출 반등을 이루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조3802억원에서 올해 1조37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다. 글로벌 흥행 지식재산권(IP) '배틀그라운드'가 PC/콘솔/모바일 플랫폼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면서 매출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내년부터 블루홀스튜디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익스트랙션 역할수행게임(Extraction RPG)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리얼한 그래픽 기반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inZOI(인조이)를 비롯해 펍지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익스트랙션 슈터(Extraction Shooter) 장르의 '프로젝트 블랙버짓' 등 다수의 신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1조3421억원의 매출액을 공시하며 3위를 기록했다. 주력 IP인 '리니지'가 모바일 플랫폼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두며 매출이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내년부터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출시하며 실적 개선에 나선다.

엔씨소프트는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 △수집형RPG '프로젝트 BSS' △MMORTS '프로젝트G' 등 신작을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컴투스와 위메이드는 전반적인 업황 부진 속에서도 흥행작 성과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대비 성장했다.

컴투스는 작년(5129억원)에 비해 18.5% 증가한 607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 성장 요인으로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장기 흥행을 유지한 점 △'MLB 9이닝스 라이벌'이 지난 7월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며 스포츠 장르 매출이 크게 증가한 점 △ 워킹데드: 매치3, 미니게임천국, 낚시의 신: 크루 등 다양한 장르 신작들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점 등을 언급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3483억원)보다 40.3% 늘어난 4887억원을 벌어들이며 순위가 7위에서 6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역대 분기 최대 매출(2355억원)을 기록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액토즈소프트와 '미르의 전설 2' 중국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거둔 1000억원이 라이선스 매출에 반영되었다. 또한 출시 이후 견조한 흥행세를 보인 '나이트 크로우' 성과가 더해져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위메이드는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2024년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버전 출시 △스포츠 야구 게임 '판타스틱4 베이스볼' 국내 출시 △북유럽 신화 기반 대작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 국내 출시 △'미르4', '미르M' 중국 시장 진출 등을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게임즈는 7850억원을 벌어들였다. 게임 부문 수익성은 개선된 반면, 비게임 부문에서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향후 기존 라이브 게임에 대한 서비스 역량을 강화해 나가면서, 준비 중인 신작 게임들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며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더블유게임즈는 4289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에 비해 모바일 부문 매출은 증가한 반면, 웹 부문 매출은 줄어들었다. 회사 측은 엔데믹의 영향으로 매출이 일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더블유게임즈 관계자는 "유저 플레이 시간 증대, 리텐션 개선을 위해 게임 내 콘텐츠 업데이트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소셜카지노 부문의 매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며 "또한, 슈퍼네이션 인수가 완료됨에 따라 향후 아이게이밍 부문 성과를 통한 매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펄어비스는 올해 3분기까지 2490억원을 벌어들였다. 핵심 IP인 '검은사막'과 'EVE'의 매출 하향 안정화 기조가 이어졌다. 이 회사 신작 붉은사막은 전사 실적 반등을 이끌 것으로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정확한 출시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붉은사막의 출시 시점을 기존 2024년 2분기에서 2025년 2분기로 1년 순연한다"고 언급했다.

증권가는 장르를 눈여겨보며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올해 지스타에서 주목받은 로스트아크 모바일이 2024년 출시되어 MMORPG 시장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전망"이라며 "비 MMORPG 신작 라인업을 확보한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 강석오 연구원은 "내년부터 RPG와 슈터 장르 위에 익스트랙션 콘텐츠가 새롭게 들어설 전망"이라며 "기존 IP에 최근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를 도입하거나 신작을 통해 새로운 장르에 대응하는 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익스트랙션 장르는 전장에서 전리품을 획득하고 안전하게 탈출하면 다음 전장으로 가지고 갈 수 있지만 죽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기존 배틀로얄과 차별점을 갖는다. 대표작으로는 러시아 게임개발사 '배틀스테이트'가 만든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가 있다.

강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크래프톤의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프로젝트 블랙버짓', 액션스퀘어의 '던전 스토커즈' 등 익스트랙션 장르가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주요 게임사 기대작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