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中일대일로 4년만 공식 탈퇴…"참여한 것은 실수"

가입 후 기대한 경제적 이익 없어…中 수출액 대비 伊 미미

美, 伊정부에 "일대일로 참여와 G7국 양립 안돼" 전달

로이터 "美, 中 일대일로 명목으로 세계 군사기지 건설 경고"

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一帶一路·Belt-and-Road Initiative·BRI, 육상·해상 新실크로드)에 가입한 지 4년 만에 공식적으로 이를 탈퇴하겠다고 중국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정부는 일대일로를 탈퇴하기로 한 결정을 중국 측에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이탈리아 정부 소식통은 이날 중국 측에 협정 탈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알렸다고 밝혔다. 내년 3월까지 유효했던 협정은 5년 더 자동으로 연장됐을 방침이었다.

반중 성향의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일대일로 참여는 전 정부의 실수"라며 친중 노선을 이탈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왔다. 지난 5월에도 멜로니 총리는 당시 미 하원의장인 케빈 매카시 의원에게 "정부 차원에서 일대일로 참여를 철회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로이터에 "더 이상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중국과 우수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른 주요 7개국(G7)은 일대일로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우리보다 중국과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2019년 당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며 경제적 이익을 기대했지만 지난 4년간 두드러진 이익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양측 교역 간 중국의 수출액은 2019년 340억 달러에서 올해 620억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이탈리아의 수출액은 140억 달러에서 177억달러로 상대적으로 미미한 증가를 보였다.

일대일로는 2013년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시작한 중국 최대 규모 국가사업으로 중앙아시아부터 유럽으로 이어지는 육상 실크로드와 동남아시아부터 중동을 거쳐, 아프리카, 유럽, 남미를 잇는 해상실크로드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중 패권전쟁 가운데 G7인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에 참여한 것이 상징적 의미를 가졌던 것만큼 탈퇴하는 것 또한 중국 측에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테파노 스테파니니 전 이탈리아 나토 대사는 "당시 정부가 계획의 지정학적 타당성을 잘못 판단했다"며 "그들은 이탈리아가 유일한 G7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친하게 지내면 무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테파니니 대사는 "이제는 공식적인 G7 정책이 있다. 미국은 현 이탈리아 정부에 (일대일로) 참여와 G7 내 위치가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서방측은 중국이 세계 질서를 재건하려 한다고 보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이 일대일로를 명목으로 전 세계에 군사 기지를 건설하려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