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하마스 최소 7000명 사살 주장
칸 유니스 도심 내 6개 블록 주민들 대피 명령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 2023.12.09 사진=로이터통신
이스라엘이 칸 유니스 주민들에게 추가 대피령을 내린 가운데 가자지구 전역에서 격전이 이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 중심도시 칸 유니스 도심에도 대피 명령을 내리고 지상 작전을 확대해 나갔다.
이스라엘군은 98사단이 공군의 지원을 받아 칸 유니스에서 하마스와 전투를 계속했으며 공습 과정에서 모스크(이슬람 사원) 인근의 폭발물이 터졌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부대들도 남부 곳곳에서 하마스 지휘소와 터널 등을 공격하는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이 진전을 보인다고 말했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현재까지 이스라엘군이 최소 7000명의 하마스 무장세력을 사살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더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칸 유니스 내 6개 블록 강조한 지도 사진=@AvichayAdraee X(옛 트위터)
이스라엘은 칸 유니스 공격에 앞서 주민들에게 추가로 대피령을 내렸다. 이스라엘 정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아랍어로 칸 유니스 내 6개 블록을 강조한 지도를 올리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하라"고 권고했다.
가자지구 북부의 전투도 한층 격렬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가자지구 북부 자이툰 지역의 건물을 점령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히고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군인들이 골목길에서 총을 쏘는 모습이 담겼다고 CNN은 전했다.
하마스의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도 이날 가자지구 북부의 자발리아 난민촌 서쪽에서 이스라엘군과 초근접거리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며 자이툰에서도 교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 2023.12.09 사진=로이터통신
이런 가운데 민간인 피해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가자지구 북부 교전이 격화하면서 병원과 구급차도 공격받고 있다고 현지 의료진들은 전했다. 가자지구 내 알 아우다 병원의 관리자는 "이스라엘군이 탱크로 병원을 포위하고 출입하려는 사람들에게 총을 쏘아 거리에 있던 여성 한명과 건물 안 창가에 있던 병원 직원 한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의료진 2명을 사살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하마스가 병원 내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영상을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들에게 '안전지대'라고 알린 국경도시 라파에서도 공습과 포격이 이어졌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230만명의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대피령에 따라 북부에서 중부, 이어 남부로 계속 이동해 왔지만 가자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어 안전지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호소하고 있다.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제공하는 음식을 받으려는 팔레스타인 소년. 사진=로이터통신
대피소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피란민들은 음식은커녕 먹을 물도 구하기 어려워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일가친척 30명과 함께 칸유니스로 피란을 온 자이납 칼릴(57)은 지금 있는 곳도 공격받을까 봐 두렵다면서 "밤에는 폭격 걱정에 깨어있어야 하고 낮에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일지 걱정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