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자 인용…대형 해수 펌프 조립 작전 초기 단계"
작전 효과는 불확실…가자 담수 공급원 오염 우려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알시파 병원 아래 발견한 하마스 지하터널 <사진 로이터>
대형 펌프로 지중해의 물을 끌어와 터널을 침수시키는 이번 작전은 하마스 군사작전의 핵심인 광대한 지하터널을 파괴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이 구상하고 있는 여러 기술 중 하나다.
이 계획은 지하 네트워크를 파괴하고 하마스 대원들을 지하 피난처에서 몰아낼 수 있지만 동시에 가자지구의 담수 공급원을 오염시킬 수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군사 작전을 브리핑받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지중해의 물을 끌어와 터널을 침수시키려는 작전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당국자들은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5개의 대형 해수 펌프를 조립한 데 이어 이달 2개를 추가 조립한 후 실험을 거쳐 작전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기밀이라며 언급을 거부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의 방대한 지하 미로가 전투원의 이동통로이자 무기 저장고, 인질 억류 장소 등 작전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4일 WSJ은 이스라엘군이 알샤티 난민캠프 인근에서 대형 해수펌프 시스템을 조립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WSJ은 최소 5개의 펌프가 지중해에서 시간당 수천 입방미터(㎥)의 물을 끌어와 몇 주안에 터널을 범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획에 정통한 관계자는 터널이 침수되는 과정에서 하마스 대원들뿐 아니라 인질들이 터널 밖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작전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그는 "펌프질이 얼마나 성공적일지 확신할 수 없다"며 "아무도 가본 적 없는 터널에서 바닷물이 어떻게 배수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 관리들 또한 계획의 실제 효과를 확신하지 못할뿐더러 이번 작전으로 가자지구의 담수 공급원이 오염되고 인프라가 손상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5년 이집트가 가자 지구와 연결된 라파 국경 지하 터널을 바닷물을 사용하여 침수시킨 후 인근 농가에서는 이로 인한 곡물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일부 미 관리들은 이번 작전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불러일으키며 바이든 행정부를 곤란한 위치에 놓이게 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약 300마일에 걸쳐 뻗어있는 하마스 지하터널 네트워크를 영구적으로 비활성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효과적인 선택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