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로이터>
16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NBC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주(州)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실제 이민자는 1500만~1600만 명이라고 생각한다. 이 수치라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남미뿐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서너 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정신 병원과 감옥을 오염시킨다. 이것이 그들이 한 일이다. 그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전 세계에서 우리 나라로 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해당 발언은 유세 전 언론에 사전 배포된 자료에는 없는 문구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사이트인 트루스소셜에서도 '오염'이라는 표현을 반복하며 "불법 이민이 우리나라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 그들은 전 세계 감옥과 정신 병원에서 왔다"고 적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선거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 선거 캠프의 아마르 무사 대변인은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독재자로 통치하고 미국 민주주의를 위협하겠다는 공약으로 대선에 출마했다. 동시에 아돌프 히틀러를 앵무새처럼 흉내 내고, 김정은을 찬양하고, 블라디미르 푸틴을 인용하면서 자신의 롤모델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중국인 배제법' 폐지 80주년을 기념해 낸 성명에서 특정인을 언급하지는 않으면서 "오늘날 여전히 이민자를 악마화하고 불관용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반중 정서가 컸던 1882년 중국인 노동자 이민을 금지하는 '중국인 배제법'을 제정했고 1943년에야 폐지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중 한 명인 크리스 크리스티는 이날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State of the Union)에 출연해 트럼프의 발언이 '역겹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자신의 정치적 미래와 경선 결과만 신경 쓰고 하는 말"이라며 "이런 발언 때문에 미국의 리더십이 추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슬람권 국가 출신자에 대한 입국 금지 확대 등 이민 정책 강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재선 운동 캠프의 대변인 스티브 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 청 대변인은 학계와 언론에서 제기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과 팔레스타인 지지를 '위험한 반유대주의'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