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운송회사, 예멘 후티반군 공격에 우회 경로 택해
희망봉 우회할 시 유럽-아시아 항로 9000km늘어나…보험료도 인상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 남부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나포했다고 주장한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의 모습을 지난달 20일 공개했다. 후티 반군은 헬기(사진 위)를 이용해 이 선박을 나포했다. <사진 로이터>
17일(현지시간) 수에즈운하관리청은 성명을 통해 "지난달 19일 이후 희망봉으로 우회한 선박은 모두 55척이며 2천128척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다"라며 "홍해 긴장 상태가 운하의 통항량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지원하는 반이스라엘 성향 무장 단체들을 일컫는 '저항의 축'에 속하는 후티 반군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에 가담하며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고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반군은 "팔레스타인의 승리를 돕기 위해 이스라엘의 공격이 중단될 때까지 탄도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는 동시에 "홍해나 도달할 수 있는 다른 모든 곳에서 이스라엘 선박을 표적으로 삼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컨테이너 운송 회사인 MSC를 포함한 주요 화물 회사들이 공격에 따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수에즈 운하를 피해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경로를 택하고 있다.
MSC는 지난 15일 라이베리아 선적의 자사 화물선이 남단 예멘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며 일부 선박을 희망봉으로 우회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CNBC에 따르면 세계 2위 해운그룹인 덴마크의 머스크와 3위인 프랑스 해운사 CMA CGM, 5위 독일 하팍로이드 또한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를 택했다. CMA CGM은 "상황이 악화하며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수에즈 운하가 아닌 희망봉을 우회할 시 유럽과 아시아 항로는 무려 9,000km 늘어나며 이에 따른 운행 시간도 7~10일 추가된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따른 전쟁 위험 보험료도 인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수에즈운하에서 이어지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세계 최대 주요 해상 수송로다.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무역량의 12%를 차지한다. 또한 석유와 원유 운송에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경로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