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가입한 핀란드 대응해 군사력 증강할 것”
"집권 초기 나는 순진했다…서방 의도 못 알아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17일(현지시간) CNN,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국영 방송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를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바이든은 러시아에 대한 자신의 '잘못된 정책'을 정당화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나토 국가들과 싸울 지정학적,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이해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올해 나토에 가입한 핀란드와의 국경 지역은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나토가 러시아 북서쪽을 군사 지대로 만들었다"면서 이에 대응해 군사력을 증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1300㎞가 넘는 국경을 접하고 있는 핀란드는 지난 4월 나토에 가입했다. 이어 최근엔 미군이 핀란드 공군기지 및 항구 등을 군사적으로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과 방위조약을 체결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서방)은 핀란드를 나토에 끌어 들였다. 우리가 그들과 분쟁이 있었는가. 20세기 중반 영토를 포함한 모든 분쟁은 오래 전 해결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레닌그라드를 군사지대로 만들고 일정 규모의 군대를 그 곳에 집중시킬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집권 초기인 2000년대 초반, 소련 해체 이후 서방이 러시아와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이 실수였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는 전 세계가, 특히 소위 문명화됐다는 세계가 러시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한다는 '순진한' 생각을 했었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는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됐으며 더는 이념적 대립이 없으므로 대치할 근거가 없다는 것을 서방이 이해한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 정책을 펴고, 특히 러시아 영토에서 일어나는 분리주의와 테러리즘을 지지하는 행동을 목격했을 때도 "이것은 단순한 생각과 행동의 관성이라고 믿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면서 "나중에 내가 100% 확신하게 된 것은 소련이 붕괴한 뒤 서방은 인내심을 가지면 '우리가 러시아도 무너트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소련 붕괴 후 서방은 러시아를 파괴해 여러 부분으로 나누기를 원했으며 러시아를 정복하고 우리 자원을 이용하기를 원했다. 나중에야 이런 깨달음을 얻었으나 초기 접근 방식은 매우 순진했다"고 자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