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임시이사회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지분 매각 안건 승인
- 아트 파이낸스와 최종 협상 중, 현지 상황 고려해 AS 서비스 지속 운영 방침
- 부품조달 곤란으로 가동 중단, 연간 2천억원대 손실… 손절(Loss cut) 불가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부품조달에 어려움으로 지난해 3월부터 가동 중단된 현대자동차 러시아 공장이 결국 매각된다.
현대차는 19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에 위치한 러시아 공장(HMMR, Hyundai Motor Manufacturing Russia) 지분 매각 안건에 승인했다.
현재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 업체인 아트 파이낸스社(Art-Finance)와 공장 지분 매각 관련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놓고 협상 중이다. 매각가격은 1만루블(한화 약 14만 3천원)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 공장의 생산중단으로 인건비와 고정비 등 지난 해 연간 손실 규모는 2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봉쇄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손실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지난해부터 재빨리 러시아를 떠났다. 르노는 지난해 5월 러시아 내 자회사들의 지분을 1루블(당시 약 17원)에 러시아 정부와 모스크바 시정부에 매각하고 철수했다. 폭스바겐은 러시아 정부의 공장 매각 불허로 수 개월간 발목이 잡혔다가 겨우 철수 한 바 있다.
일본의 경우 도요타는 올해 3월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러시아 국영 자동차개발연구소에 매각했고, 닛산도 지난해 10월 러시아 내 자회사를 1유로(약 1천420원)에 넘기고 철수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러시아 시장에서 합계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어 러시아 시장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는 평가다. 결국 경제제재가 풀리지 않는 현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중국 완성차 업체의 독무대가 되었다.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은 지난 2010년 동유럽 시장의 교두보 마련과 첨단 기술 도입과 관련한 러시아 측의 협조 등 전략적 선택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산 20만대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구축하고, 2020년에는 연간 30만대 생산체제 구축을 위해10만대 생산규모의 GM공장을 매입한 바 있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기존 판매된 차량에 대한 AS 서비스 운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며 러시아 현지 업체와 2년뒤 재매입(but-back) 조건부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