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100척 이상 항로 변경…운송 시간·물류 비용 늘어나
美다국적 안보 구상 작전 출범시키자 후티 반군 반발
"미 군함·이익을 미사일·드론의 표적으로 삼을 것" 경고
◆…홍해에서 갤럭시 리더호 주변을 둘러싼 후티 반군. 지난달 이스라엘군은 후티 반군이 갤럭시 리더호를 나포했다고 발표했다. <사진 로이터>
20일(현지시간) 영국 더 가디언에 따르면 후티 반군이 예멘 서부 해안에서 선박을 공격하는 등 지역 내 안보 상황을 악화시키면서 100척 이상의 컨테이너 선박이 수에즈 운하에서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경로를 택했다.
글로벌 운송 및 물류 회사인 퀴네+나겔은 이미 항로를 변경한 103척의 선박을 확인했으며 향후 더 많은 선박이 항로를 수에즈 운하에서 변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무역 차질뿐 아니라 공급 비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에즈 운하가 아닌 희망봉을 우회할 시 유럽과 아시아 항로는 무려 9,000km 늘어나며 운행 시간도 7~10일 추가된다. 이에 따른 전쟁 위험 보험료도 인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퀴네+나겔의 마이클 알드웰 해상 물류 이사는 "운송 시간이 길어지면 전 세계 선박 용량의 20%를 흡수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운송 자원의 가용성이 잠재적으로 지연될 수 있다"며 "나아가 빈 장비를 아시아로 반환하는 것이 지연되면 문제가 발생해 공급망의 전반적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주 세계 최대 운송 회사인 MSC를 포함한 주요 화물 회사들 또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항로를 변경한다고 밝혔으며 세계 2위 석유사 BP도 홍해를 통한 모든 석유 운송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미국이 다국적 안보 구상인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출범시켜, 각국이 군함 등 자산을 홍해 남부로 보내 상업용 선박을 보호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자 후티 반군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같은 날 후티 반군 지도자 압델말렉 알후티는 TV 연설을 통해 "미국인들이 우리를 목표로 삼거나 전쟁을 벌이는 등 상황을 확대하고 어리석은 짓을 저지른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인 누구도 우리를 표적으로 삼는 이는 모두 우리의 표적이 될 것이며, 우리는 미국의 군함, 이익, 항법을 미사일, 드론, 군사작전의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이 지원하는 반이스라엘 성향 무장 단체들을 일컫는 '저항의 축'에 속하는 후티 반군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에 가담하며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고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반군은 "팔레스타인의 승리를 돕기 위해 이스라엘의 공격이 중단될 때까지 탄도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며 "홍해나 도달할 수 있는 다른 모든 곳에서 이스라엘 선박을 표적으로 삼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