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로이터>
20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은 전·현직 미국 관리 3명을 인용, 시 주석이 대만 통일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12명의 미·중 양국 관리들이 참석한 확대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국이 선호하는 것은 무력이 아닌 평화적으로 대만을 점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2025년이나 2027년에 대만 점령을 계획하고 있다'는 미군 수뇌부들의 공개 예측을 언급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시기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틀렸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리들도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측에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과의 평화적 통일 목표를 지지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식 발표를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백악관은 이를 거부했다.
이번 보도는 미중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된 정상회담에 대해 당시 전해지지 않았던 세부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고 NBC는 설명했다.
NBC는 또 "시 주석의 이러한 사적인 경고는 대만 통일에 대한 과거 공개 발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그러나 대만에 대한 중국의 행동이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보이고, 내달 13일 자치 민주주의 섬인 대만에서 총통 선거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 전달됐기 때문에 미국 관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중국 측 발표문에 따르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향후 몇 년 이내에는 대만을 상대로 군사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지만, 미국도 대만 독립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해 평화와 안정 유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한편 이날 보도가 나온 후 백악관은 이와 관련해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라며 과대 해석을 경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관련 질문을 받고 "두 정상 간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밝히지 않겠다"며 "시 주석은 통일에 대한 그의 열망을 공개적이고 분명히 밝혀왔는데 이(NBC 보도)는 다른 것도, 새로운 것도 아니다"고 답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여전히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과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또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특히 무력을 통한 현상 변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보도 이후 공화당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도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보도된 얘기는 불안을 넘어선다"며 "나는 민주당과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협력해 두 가지 일을 신속하게 처리할 것이다. 첫 번째는 대만을 위한 강력한 국방 보완책을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는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경우 중국에 부과할 침공 제재 초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대만에 대한 무력 위협은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적극적으로 피하려는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였다.
지난해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 시 주석은 대만이 외국의 지원을 받아 독립을 선언하면 대만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무력 위협은 오로지 외부 세력과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소수 분리주의자들의 개입만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시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을 공격할 준비를 끝내라는 지시를 군에 내렸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당시 번스 국장은 "그렇다고 그가 2027년에 대만을 침공하기로 결정했다는 뜻은 아니다. 이는 그의 대만에 집중된 야망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군이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백악관은 그의 발언을 철회했다.
미국은 오랜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중국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하면서도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대만과 비공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만 주민 2400만 명 대부분은 중국과 통일되지도 않고 공식적으로 독립을 선언하지도 않은 채 현 상태를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