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대법원, "발명인은 '사람'이어야 한다" 최종 판결
英특허청 "AI창작물에 대한 의문 인지…법률 영역 검토할 것"
AI 발달에 따라 기존 법률 변경 압력 커져
◆…인공지능(AI)의 특허 출원도 허용해달라는 소송과 관련해 영국 대법원이 "발명인은 사람이어야 한다"라며 이를 최종 기각했다.
<사진 로이터>
2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기술자인 스티븐 세일러 박사는 자신이 설계한 AI '다부스'의 발명품에 대한 특허를 허용해 달라고 영국 특허청(IPO)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특허청은 발명가로 '사람(person)'만이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세일러 박사의 출원 요청을 거부한 상황.
이후 고등법원과 항소법원은 특허청의 손을 들어줬으며 이날 대법원도 판사 5명의 만장일치로 "특허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발명자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AI를 발명자로 지정할 수 없다"라고 최종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AI '다부스'가 실제 발명품을 고안했는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
세일러 박사 측은 "인간과 기계 지능 사이 지속적인 충돌을 강조하는 이번 결정에 실망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결과로 AI의 발명이 위축될 수 있다"라며 "영국 특허법이 영국을 AI 및 데이터 기반 혁신의 중심으로 만들려는 목표를 지원하지 못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특허청은 "AI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의문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라며 "향후 영국에서 AI 혁신과 사용을 지원하고 보장하기 위해 해당 법률 영역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AI가 점점 더 자율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법률을 변경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펌 프리스의 사이먼 바커는 BBC에 "이번 판결로 인해 AI가 발전함에 따라 정부가 향후 법을 어떻게 개정할지에 대한 흥미로운 정책적 질문이 제기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식재산권의 다른 영역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있다"며 "AI가 생성한 저작물의 저작권은 AI 프로그래머의 것인가? 이를 작동시킨 사용자의 것인가? 아니면 세일러 박사가 주장한대로 AI의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