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사칭형 피해 27% 대폭 증가
표준어, 전문적 용어 구사로 교묘
◆…부고장을 사칭한 피싱 문자.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 최근 강원도 강릉시에 근무하는 경찰관 A씨는 부고 문자 내 링크를 누른 뒤 동료 경찰관에게 다시 스미싱 문자가 발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내부망에는 '동료 경찰을 사칭한 부고 피싱 문자가 퍼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글이 올라왔다.
피싱 사기가 극에 달하면서 올해 11월 전화금융사기 피해액이 483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2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월평균 300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하는 보이스피싱범죄가 11월들어 483억원에 달해 100억원 이상 대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11월까지 전화금융사기 발생 건수는 1만7089건, 피해액은 391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그동안 피해가 감소해 왔던 기관사칭형은 1만335건(27%↑)으로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연령별 범죄 피해 현황을 보면 20대 이하가 8155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6245건)보다 31% 증가한 수치다. 뒤를 이어 ▲50대(2805건) ▲40대(2068건) ▲60대(1918건) 순이었다.
전화금융사기 외에도 부고, 건강검진, 택배, 해외직구 결제, 신용카드 개설 등 미끼 문자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신종 수법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경찰은 "피해는 직업과 성별, 연령대를 가리지 않는다. 교수와 변호사 심지어 경찰까지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며 "범인들은 새로운 회피 수단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민·관·경 대응에 한계가 올 때가 있다. 피해가 급증할 땐 국민 개개인의 관심과 주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에는 어눌한 조선족 말투여서 잘 알아차릴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표준어 구사에다 전문적 용어를 사용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을 사칭하면서 강압적인 태도로 피해자를 위축시키거나, 금융기관을 사칭할 때는 위약금이나 신용불량을 언급하면서 피해자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 예방을 위해 모든 전화와 문자는 범죄 관련성을 의심하고 문자 내 인터넷 주소(URL) 누르는 것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