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휴무 전환한 대구, 지역상권 긍정 효과
시대 변화 반영하지 못한 낡은 규제 지적
◆…사진=연합뉴스
서울 자치구 중 서초구와 동대문구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면서 유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는 내년 1월 말부터 의무휴업일을 현행 매월 2·4주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변경하는 '동대문구 대‧중소 유통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서울 서초구에 이어 25개 자치구 중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는 두 번째 사례다. 이번 협약으로 동대문구 내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2곳은 매달 두 번씩 수요일에 휴업하게 된다.
앞서 서초구는 지난 19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지정된 평일로 바꾸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말부터 서초구 내 이마트 양재점·롯데마트 서초점·킴스클럽 강남점 등 대형마트 3곳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SSM(기업형슈퍼마켓) 32개 점포는 둘째·넷째 주 일요일에도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대형 마트 규제를 담고 있는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골목상권 보호 및 상생발전을 목적으로 2012년 도입됐다. 관련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월 2회 공휴일에 휴업해야 하고,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영업할 수 없다.
그러나 유통 소비 채널이 온라인 중심으로 급속히 변하면서 대형마트 일요일 휴업에 대한 반사효과는 오히려 온라인 플랫폼이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낡은 규제로 전락됐다.
지난 9월 서울신용보증재단이 발표한 '대·중소 유통 상생협력을 위한 컨설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가 의무휴업 하는 일요일에는 음식점이나 소매업 등 골목상권 매출액도 1.7%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국에서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가장 먼저 시작한 대구광역시의 경우 규제 완화가 지역상권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가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후 6개월간 효과를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와 SSM 매출은 6.6% 증가했으며 특히 음식점 25.1%·편의점 23.1% 등은 타 업종에 비해 큰 폭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대구시 내 전통시장의 매출액도 2·4주 일·월요일 매출액 증가율은 34.7%로 전체기간 증가율 32.3%보다 높게 나타났다.
서초구와 동대문구가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시작하자 중구·광진구 등 다른 지자체들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마트노조는 "의무휴업일 변경은 마트노동자들의 공휴일 휴일 보장을 빼앗고, 건강·휴식권도 위협할 것"이라며 "당사자 동의 없는 의무휴업일 변경을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서초구와 동대문구의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 추진은 서울시 전체 확대 시도의 신호탄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한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