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위기에도 튼튼한 금융... 국민과 함께 뛰는 금융위 될 것"
이복현 "금융안정 최우선 목표... 지금이 환부작신 적기"
이창용 "인플레와의 싸움 마무리 중요... 절차탁마 정신으로 노력"
◆…(사진 왼쪽부터)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각 기관]
금융당국 수장들이 새해를 맞아 한목소리로 금융시장 안정을 강조했다. 장기간 누적된 고금리의 영향으로 대내외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잠재된 부실의 위험이 가시화되는 등 경제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위험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위기에도 튼튼한 금융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올해 금리 하락이 예상되나 하락 시기와 속도가 여전히 가변적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제2금융권 건전성, 가계부채 등의 정상화 및 안정화를 더욱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해 사업성평가 강화, 정상화펀드 활성화, 사업자보증 대상 다변화 등을 추진하는 동시에, 금융기관의 PF 관련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고 부동산 관련 금융기관 건전성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계부채는 증가 속도를 관리하는 가운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내실화, 민간 장기고정금리 모기지 기반 조성, 전세․신용대출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부채의 양과 질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손자를 인용해 "모두가 한뜻으로 함께 실행하는 군(軍)은 그 승리를 알 수 있다고 했다(故知勝有五, 上下同欲者勝)"라며 단단한 조직력을 갖춘 농구팀이 하나가 되어 뛰듯이, 금융위원회도 국민과 함께 뛰는 동료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금융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부실기업에 대해 자기책임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되 질서 있는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을 유도함으로써 '금융시장 안정'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특히 임직원들에게 코로나 위기를 넘어 고금리의 부담을 극복해야 하는 지금이 환부작신(換腐作新)의 적기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가안정이라는 책무를 진 한국은행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정신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현 상황을 등산에서 정상 직전의 오르막길 또는 마라톤에서의 마지막 구간인 라스트 마일(last mile)의 어려움에 비유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세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원자재가격 추이의 불확실성과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등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대내외 정책여건의 불확실성 요인을 세심히 살피면서 물가를 목표수준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통화긴축 기조의 지속기간과 최적 금리경로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PF와 관련해 "주요 선진국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일부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정부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정리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과정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