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법 위반 과징금 중 역대 최다 규모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 위치한 넥슨 사옥.(사진 연합뉴스)
넥슨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역대 최다 규모의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넥슨코리아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4200만원을 부과한다고 3일 발표했다.
이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부과된 과징금 중 역대 가장 높은 액수이다. 종전 최고액은 2019년 음원상품 허위 광고와 관련해 카카오에 부과된 1억8500만원이었다.
넥슨코리아는 자사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의 확률을 소비자 몰래 내린 행위에 대해 제재를 받았다.
큐브는 게임 내 캐릭터가 착용하는 장비의 옵션을 재설정 할 수 있는 유료 판매 아이템으로, 2010년 5월 메이플스토리에 도입됐다.
큐브를 사용하면 '잠재 능력'으로 불리는 3개의 옵션이 임의로 장비에 부여된다. 원하는 옵션을 뽑을 수 있는 '추첨 기회'를 한번 얻게 되는 슬롯머신 또는 복권과 유사한 구조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등 넥슨의 수익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은 큐브 상품 도입 당시 옵션별 출현 확률을 균등하게 설정했으나, 2010년 9월부터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확률 구조를 변경했다.
특히 2011년 8월 이후에는 선호도가 특히 높은 특정 옵션이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 구조를 재차 변경했다. '보보보', '드드드', '방방방' 등 인기 중복 옵션의 당첨 확률을 '0'으로 설정했다.
넥슨은 이러한 옵션 변경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8월에는 '큐브의 기능에 변경 사항이 없고 기존과 동일하다'는 내용의 거짓 공지를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넥슨의 다른 게임인 '버블파이터'에서도 뽑기형 아이템을 이용한 거짓·기만행위가 적발됐다.
공정위는 넥슨이 소비자 선택 결정에 중요한 정보인 확률 관련 사항들을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알리는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해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넥슨은 공정위 발표에 입장을 내고 "이용자들께 큰 실망을 안겨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 공정위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공정위 심사과정에서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있어 의결서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