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빠르면 올 1분기내 시중은행 전환?...속도 높이는 금융당국

금융위, 은행법 법령해석 추진 방침...속도 높일 듯 

금융위, 1~2월 중 시중은행 전환 심사절차 발표 예정

김태오 DGB금융 회장 "시중은행 전환 역사적인 해 될 것" 의지 밝혀

금융당국이 올해 1분기 중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이에 앞서 1~2월 중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된 심사·인가 절차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3월까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목표로 한 은행법 법령해석을 통해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심사와 관련해서는 계속 논의를 하고 있어서 심사기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청하면 1분기 내 전환 인가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당초 금융당국과 대구은행은 지난해 전환을 목표로 했지만, 대구은행이 불법 계좌 개설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으며 시기가 미뤄진 바 있다.

1~2월 중 금융위가 은행법상 시중은행 전환에 대한 법령해석을 발표하면, 대구은행이 이에 따라 신청을 하게 되는 순서다. 은행업 인가는 △예비 인가 신청 △예비 인가 심사 △인가 신청 △인가 심사 △실지 조사 △최종 인가 순으로 진행되는데 여기서 '예비 인가 신청·심사' 절차는 생략될 수 있어 과정이 축소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환에 대한 은행법상 명확한 절차가 없기 때문에 법령해석을 하는 것"이라며 "시중은행 전환의 경우 별도의 예비 인가 절차 없이도 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라고 했다.

현재 은행법에는 은행업 라이선스를 받기 위한 인가심사·절차 기준만 명시돼있고 지방은행에 대한 라이선스 기준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 은행업 라이선스를 받는 과정에서 자본금, 지배구조 요건 등을 충족하면 지방은행으로 분류되는 방식이다.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의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발표' 이후 대구은행이 기존 은행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새로운 라이선스를 받는 방안 또는 기존 라이선스 말소 없이 인가 조건을 변경하는 방안 등이 논의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금융당국은 기존 라이선스를 두되 변경 인가를 내는 방식으로 법령해석을 추진하는 방향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에서도 올해 시중은행 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구은행의 자본금은 7천6억원으로 은행법 8조에 명시된 시중은행 자본금 요건(1천억원 이상)을 충족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비(非)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지분 보유한도(15%)도 만족한다. 대구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DGB금융지주의 경우 지난 9월 말 기준 국민연금 보유지분이 8.07%, 오케이저축은행이 7.53%로 지배구조 요건을 충족한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도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올해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신청으로 역사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시중은행 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전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전환 준비는 물론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철저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DGB금융그룹 회장 승계 절차와 대구은행 불법 계좌개설 사건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아직 인가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며 "시중은행전환 전담팀(TFT)을 구성해 금융당국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