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희망봉 경유하면서 공급망 차질 생겨
홍해 통해 운송하는 중국 부품 의존이 최대 약점
◆…독일 베를린 인근 테슬라 그륀하이드 공장. 사진=로이터통신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으로 인한 글로벌 물류대란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부품 부족으로 독일 베를린 공장 문을 2주 동안 닫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오는 29일부터 내달 11일까지 2주동안 베를린 인근 그륀하이드 공장을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전기차 제조사가 홍해 리스크로 인한 생산 차질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슬라는 성명을 통해 "홍해에서의 무력 충돌 발생으로 유럽과 아시아 간 운송 경로가 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하면서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운송시간이 길어지면서 공급망에 차질이 생겼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2위 자동차제조사인 지리(Geely)자동차그룹과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 등도 배송 지연 등을 예고한 바 있다.
홍해는 아시아와 지중해를 잇는 최단 거리 항로다.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돼 유럽과 북미로 수출되는 석유와 천연가스 대부분이 이곳을 지나간다. 홍해 항로가 마비되면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도는 우회로를 이용해야해 물류비용은 높아지고 운송 시간이 늘어난다.
지난달 28일 미국 디지털포워드업체인 플렉스포트에 따르면 총 430만개의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선박 299척이 항로를 변경했거나 변경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 세계 운송량의 18%에 해당한다.
실제로 국적선사인 HMM을 비롯해 세계 5위 해운사 하파그로이드, 대만선사인 에버그린과 일본의 ONE 등은 남아공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로를 사용 중이다.
주요 외신들은 "아프리카 남단 주변으로 선박을 이동시키는 것은 아시아와 북유럽 사이를 왕복할 때마다 최대 100만 달러(약 13억 원)의 추가 연료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홍해 사태가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샘 피오라니 오토포캐스트솔루션 부사장은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의 잠재적인 약점은 아시아, 특히 중국에 핵심 부품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라면서 "테슬라의 경우 배터리 부품을 홍해를 통해 유럽으로 운송해야하는 중국에 의존하다 보니 생산에 차질이 생길 위험이 그만큼 더 높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