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CI, 한미그룹 지주사 27.0%, 한미 대주주 OCI홀딩스 지분 10.4% 취득
- OCI 이우현 회장과 한미약품 임주현 사장 각자 대표 체제 공동 경영
- 고 임성기 회장 장남 임종윤 사장 반발로 경영권 분쟁 가능성 제기
신약개발 전문 R&D 중심기업 한미약품그룹이 글로벌 소재/에너지 전문기업 OCI그룹과 전격 통합한다고 밝혔다.
12일 이사회를 통해 전격적으로 발표된 이(異)업종간 통합은 경영계의 드믄일로 제약업계에 비상한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게다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대주주인 장남 임종윤 사장은 이 통합에 반발하고 있어 향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OCI그룹(지주회사 OCI홀딩스)과 한미약품그룹(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은 각 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각 사 이사회 결의를 거쳐 체결했다고 밝혔다.
향후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에 따른 새로운 출발과 도전, 혁신의 염원을 담아 브랜드(사명 및 CI) 통합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OCI 이우현 회장과 한미 임주현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게 된다.
양 그룹별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등이 완결되면, 실질적으로 두 그룹이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통합되며, 후속 사업조정 등을 거치면서 향후 '제약/바이오'와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사업군을 기반으로 상생 공동경영을 해 나가게 된다.
통합그룹은 OCI그룹의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와 한미약품그룹의 제약/바이오를 두 축으로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게 됐다. OCI그룹은 제약바이오를 미래 그룹 먹거리 사업으로 선정하고 2년전 부광약품을 인수하는 등 제약바이오 사업에 적극적이었다.
한미약품그룹은 10년 이상 막대한 자금의 투자가 전제돼야 하는 신약개발에 있어 이번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냄으로써 보다 강력한 R&D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OCI그룹은 기존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글로벌 경쟁력과 더불어 기존에 확보한 헬스케어 분야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한미약품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히 전개해 온 제약/바이오 사업 분야와 미국, 동남아, 일본 등 OCI그룹의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0년 한미약품 창업주 임성기 회장이 타계한 후에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은 장남 임종윤 사장(코리그룹 회장), 차남 임종훈 사장 두 아들이 19.32%를 보유하고 있으며,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19.85%를 보유하고 있어 비슷한 수준이다.
약 5천억원에 이르는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을 위해 상속인들은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었를 것으로 세무업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에 부담을 가진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이 전격적으로 이번 통합을 주도한 이유 중 하나 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번 통합결정에 대해 장남인 임종윤 사장은 13일 "한미사이언스와 오씨아이 발표와 관련해 한미 쪽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차남인 임종훈 사장도 거래가 이뤄진 당일, 통합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윤 사장의 발표에 대해 회사측에서는 14일 입장문에서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으로,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며 "임종윤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영숙 회장은 임직원들에 메일을 보내 "창립 50주년을 지나 새로운 50년을 앞둔 시점에서 글로벌 한미로의 도약을 꿈꾸며 숙고에 숙고를 거듭한 결과, 한미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동반자와 함께 보다 크고 강한 경영 기반을 마련해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