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성과급 전년 대비 줄었지만...'돈잔치' 논란은 여전할 듯

올해 금리인하 및 경제 여건 불안에 더해 상생금융 압박에 한발 물러서

일반직 임금인상률 2%, 성과급 180~281% 수준...전년 比 축소

각종 복리후생 강화해 일부 보완

16일 금융권에 의하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하나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 지난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은행권 성과급 줄어…임금인상률도 3%→2%로 낮춰

하나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은 임단협 결과 올해 임금인상률을 일반직 기준 2.0%로 결정됐다. 지난해 3.0%에서 1.0%포인트(p) 낮아진 수준이다. 지난해 평균 300% 이상 지급된 경영 성과급 역시 줄어 올해는 200%대 수준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금융노조가 일찌감치 사측과 협상을 일괄 타결한 뒤, 각 은행 지부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내린 결과로 전해졌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지난해 경영실적을 토대로 올해 임금인상률 2.0%, 성과급 규모를 기준임금의 230%로 결정했다. 지난해 임금인상률 3.0%, 기준임금의 280%에 더해 340만원을 지급했던 성과급과 비교하면 상당 규모 축소된 셈이다.

신한은행은 임단협 결과 임금인상율 일반직 2%, RS직 2.5%, 사무직군 3%으로, 성과급은 월 기본급의 281%(현금 230% 우리사주 51%)로 결정했다. 지난해 임금인상율(일반직 3%, RS직, 사무직군 4%)와 월 기본급의 361%(현금 300% 우리사주 61%)였던 성과급과 비교하면 역시 상당 규모 축소된 것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임금인상률을 평균 2%로 확정했지만 성과급 규모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내부에선 경영성과급이 은행 연간목표달성률에 따라 결정되고 2023년 성과급은 2024년 4월에 지급예정이며 실적 목표대비 하회할 것으로 예상돼 전년대비 낮은 180%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임금인상률은 3%, 성과급은 292.6%이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임금인상률 2.0%, 성과급은 통상임금 200%와 현금 300만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 임금인상률 3.0%, 통상임금 400%와 현금 200만원을 지급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역시 줄어든 수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과 경영여건 악화가 전망됨에 따라 보수적으로 산정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당국의 상생 금융 압박에 따른 부담에 더해 금리 인하로 인한 이익 축소, 각종 리스크에 대비한 대손 충당금 적립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종 복리후생 강화해 일부 보완...우리사주·연금 지원 등

올해 임금인상률과 성과급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은행들은 각종 복리후생을 강화해 일부 보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우리사주의 경우 지급 시기 등을 우리사주조합과 협의한 후에 5% 범위 내에서 지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우리사주 선택권 부여 및 원격지 발령 직원에 대한 교통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사원연금제도의 지원금을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증액 결정했다. 또한 가족친화적 근무환경 조성과 저출산 극복을 위해 재채용조건부 육아퇴직제도, 가족돌봄 근무시간 단축제도를 도입했다.

NH농협은행은 장기 근속자를 위해서 안식 휴가를 확대했다. 또 건강검진 대상자에 본인 부모를 추가했으며 가족 돌봄 근무 시간 단축 제도, 2시간짜리 '반의 반차' 휴가도 새롭게 도입했다.

하지만 은행 직원들이 누리는 급여와 복리후생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 정보시스템에 의하면 5대 시중은행 직원의 지난해 1~9월 1인당 평균 급여와 복리후생비는 9500만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500만원 늘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1억200만원), 하나은행(9900만원), 신한은행(9800만원), 우리은행(9200만원), NH농협은행(8500만원) 순으로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임단협 결과를 보면, 이들 은행들은 올해는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 대출 연체율 상승 등 리스크 확대 등으로 실적이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정치권을 비롯한 여론의 '이자장사에 따른 돈잔치' 비난과 상생금융 압박에 눈치보기 또한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