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시중은행 실질 경쟁 상대 될 지 의문, 금리인하 밖엔 방법 없어"
"수도권 중심 점포 늘려야, 신규 진출보다 더 많은 비용 들어갈 가능성 커"
"외국계 은행 국내 진출 유도가 더 나은 방법일지도"
대구은행 "금융당국과 소통하며 신청서 준비 잘하도록 하겠다"
◆…사진=DGB금융그룹 제공
5일 금융권 한 전문가는 "대구은행은 성장의 제한에서 벗어나 고객 비중을 전국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지방은행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시중은행 전환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다만 시중은행의 실질적인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은행은 기존 해당 지역에서는 강점을 갖고 있었지만 전국으로 진출했을 때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는가에 대해선 사실상 금리인하 밖에는 없지 않을까 생가된다"며 "지역적으로는 특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었겠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사실 특별한 경쟁력이 보이지는 않는다"고 우려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으로 전국적인 진출에 나서게 되면 수도권 등에 점포를 추가적으로 늘려야 한다"년서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이 신규로 진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은행이 중장기적으로 성과를 낼 가능성은 있겠지만 금융당국은 외국계 은행의 철수로 인한 빈자리를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으로 메운 방법을 고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시중은행 간의 실질적인 경쟁을 유도할 목적이라면 오히려 외국계 은행의 진출을 유도해 적극적인 은행 영업을 통해 한국 금융시장이 글로벌 금융 격전지가 되도록 하는 것이 더 나을 방법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대구은행은 이 같은 시장의 우려에 대해 "여러 가지 궁금해하고 우려하는 부분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다만 지금은 큰 틀을 잡아놓고 진행을 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런 내용들은 인가 신청서에 모든 걸 담아서 진행을 할 부분이기 때문에 사전에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과 계속 소통하면서 신청서 준비를 잘하도록 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사무처) 및 금융감독원은 현행 은행법령 체계에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방식·절차 등을 명확히 하기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시 인가방식 및 절차'를 마련해 제2차 금융위 정례회의에 보고·의결했다.
금융위는 '인가내용의 변경' 방식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 시중은행으로 '신규인가'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으나 이 경우 기존 지방은행 인가에 대한 별도의 폐업인가가 필요할 수 있고 지방은행의 법률관계가 시중은행으로 승계되는지 여부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종전 대비 은행의 영업범위가 확대되는 점을 감안해 사업계획, 내부통제, 임원의 자격요건 등 경영 관련 세부심사요건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히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세부심사요건의 타당성 점검을 위한 절차인 외부평가위원회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등 필요한 절차를 생략없이 모두 진행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금융위는 신청인이 바로 본인가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예비인가를 생략하되, 신청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본인가 신청 전 예비인가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생략없이 진행 가능하다는 점도 밝혔다.
금융위는 금융사고가 발생해 검사·조사가 진행중인 지방은행의 경우 금융사고가 '주주'가 아닌 '은행 또는 임직원의 위법행위'와 관련된 문제라면 제재 확정 전이라도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 또는 임직원의 위법행위'와 관련된 사고라면 은행법상 인가요건 중 대주주 결격 사유나 은행업감독규정상 인가심사 중단 사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사고와 관련해 임원의 제재가 예상되는 경우,인가신청시 관련서류에 향후 제재가 확정될 경우 대상임원에 대한 조치계획 등 신청인의 계획을 제출토록 하고 외부평가위원회를 통해 그 적정성을 심사한다.
또한 금융사고 발생 은행에 대해서는 심사과정에서 세부심사요건 중 '내부통제체계의 적정성' 관련 사항을 보다 엄격하게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 지방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위해 인가내용 변경을 신청하는 경우 해당 인가방식 및 절차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추후 은행법 개정을 통해 전환 방식·절차를 명시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