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4억 투입 납품단가 인하·할인지원"
"11개국 검역 협상 중, 통과한 국가 없어"
"총 8단계에 걸쳐 평가, 일본 5단계 진행"
◆…작황 부진 등으로 과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사과값이 급등하면서 외국산 사과 수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에 정부는 "작년 사과 작황이 나빠 올해 가격이 높다고 바로 사과를 수입해 효과를 낼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수입을 통한 물가안정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사과·배 등 과일 가격이 급등하자 일각에서는 사과를 수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 기준 사과 소매가는 2만9295원, 배 4만1262원으로 전년보다 27.3%, 41.8% 각각 올랐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농산물 수입 절차는 전 세계 공통이며 검역협상은 철저히 전문가들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출희망국에서 관련 절차를 빠르게 추진하면 막을 방법이 없는 만큼 농가보호와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행법에 따르면 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외국산 농산물 수입위험분석 절차'(IRA)를 통과해야 한다. 외국산 농산물 수입 시 병해충 피해 등에 대비해 수입에 수반되는 위험도를 8단계에 걸쳐 평가하는 작업이다.
검역 절차는 '수출신청 접수→착수→병해충 예비위험평가→개별병해충위험평가→병해충위험관리방안작성→수입허용요건 초안작성→고시의뢰 및 입안예고→고시 및 수입허용' 등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사과 수입위험분석 절차 개시를 요청한 국가는 일본·미국·독일·뉴질랜드 등 11개국이다. 1992년 절차 개시를 요청한 일본이 5단계로 가장 많이 진행됐으며 그 다음으로는 미국·뉴질랜드·독일이 3단계인 예비위험평가 절차를 밟고 있어 아직 IRA를 통과한 국가는 없다.
농식품부는 물가 안정을 위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참외 등 대체과일이 출하하는 4월까지 과일·채소 중심으로 납품단가 인하와 할인 지원을 추진해 체감물가를 낮춘다는 방침이다.
다만 사과‧배의 경우 저장량 부족으로 7월 조생종 사과 출하 전까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납품단가 인하 204억 원에 할인지원 230억 원까지 모두 434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송 장관은 "수요를 분산하는 차원에서 대체 과일의 해외 도입을 확대하고, 상반기 물량이 신속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업체별로 수입실적 인센티브를 도입할 것"이라며 "오렌지와 바나나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직수입을 추진해 저렴하게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