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 교수 93% "전공의 사법조치시 행동"
정부 "전공의들 돌아올 길마저 가로막히게 된다"
◆…충북대학교의과대학·충북대학교병원 교수 160여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7일 오후 충북대병원 교육 인재관에서 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3.7 사진=연합뉴스
전공의에 이어 의과대학 교수들도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주대병원의 한 교수가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서, 학생과 전공의를 가르치는 교수로서,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으로서 이 거대한 상황에 무엇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을 심하게 느껴 괴롭다"며 사의를 밝혔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주대병원 A 교수는 지난 8일 이 병원 내부 전산망에 "전공의들의 목소리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고 비민주적인 밀어붙이기와 초법적인 협박을 일삼는 태도는 정말이지 견디기가 어려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의대 입학 정원을 기존 40명에서 144명으로 증원 요청한 아주대를 겨냥해 "144명으로 증원 신청을 하는 것은 올바른 어른의 태도가 아니었다"며 "정부에 협박당하고 국민들에게 천하의 몹쓸 인간이 돼 비난받고 이제껏 노력한 결과들이 수포가 될 수 있음을 알고도 돌아오지 않는 그들의 손을 대학마저 매정하게 놓아버리는 것은 스승이라면, 같은 길을 가는 동료라면 보일 수 없는 태도였다"고 비판했다.
A 교수는 병원 보직자들을 향해서도 "지금도 늦었지만, 지금까지 보여주셨던 태도를 앞으로도 견지한다면 저뿐만 아니라 다른 소중한 동료도 점차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력한 교수 한 명이라도 그들(전공의와 의대 학생들)의 좌절감을 함께하고 싶었다고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전공의, 전임의에 이어 각 의대 교수들도 의료현장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등 정부의 행정처분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원광대 의대 교수들, 가톨릭의대‧경북대 의대 학장단, 울산의대교수협의회는 사의를 표했다. 충남대병원 교수 93%도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에게 사법 조치가 취해질 경우 사직서 제출 등의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진의 잇단 동요에 정부는 의대 교수들마저 집단행동에 돌입하면 전공의들의 병원 복귀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자제를 호소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8일 "제자의 처벌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들을 진료 현장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라며 "교수들마저 환자의 곁을 떠나겠다고 한다면 전공의들이 돌아올 길이 가로막히게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