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종섭 호주 출국에 "국방 외교 현안 많은 나라"

"이종섭, 수사에 관해 충분히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재명 "이종섭 '도주 대사'로 임명하고 개구멍으로 도망시켜"

"국가의 기강, 헌정질서 통째로 무너진 것"

한 위원장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종섭 전 장관의 출국이 방탄 출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수사가 작년 9월쯤부터 진행됐던 것이고 (이 전 장관이) 수사에 관해 충분히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어 "호주라는 나라가 국방 관련한 외교 현안이 많은 나라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그런 점들을 고려해서 인사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거 외에 특별히 더 아는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를 수색하다가 숨졌다. 이종섭 전 장관은 이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해병대수사단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결재한 후 이를 번복해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민주당은 지난해 9월 이 전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고 윤 대통령은 10월 국방부 장관을 교체한 바 있다. 공수처는 지난 1월 이 내정자에 출국금지 조치를 내려 최근까지 기간을 연장해왔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이 전 장관을 신임 호주대사로 임명했다.

법무부가 지난 8일 이 전 장관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출국금지를 해제하면서 이 전 장관은 전날(10일) 수많은 취재진의 눈을 피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국가의 모든 공권력을 활용해서 범인을 도피시키고, 결국은 이 일보다 더 큰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참으로 한심하다. 국민들을 무시해도 이렇게 무시할 수 없는 패륜 정권의 행태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며 "민주당 지지율이 앞설 때 상당 기간 조심하는 것 같더니, 지지율이 조금 역전되는 것 같으니까 곧바로 이 전 장관 '도주 대사'로 임명하고 개구멍으로 도망을 시키는 그런 일이 벌어졌다. 국민들이 용서하겠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기강, 헌정질서가 통째로 무너진 것이다.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켜서 윤 대통령은 방탄에 성공했을지는 혹시 몰라도, 결국 은폐·도피의 주인공이 대통령이라는 사실, 결국 국민들에게 증명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책임을 물어야 할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차장에게 공천장까지 줬다"며 "국민의 진실 규명 요구에 대한 윤석열 정권식의 화답이다. 한 마디로 국민을 깔보는 막장 행태다. 패륜 정권의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은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그를 국내로 압송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국가기관이 공권력을 동원해서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킨 초유의 사태"라며 "이러한 대통령의 행태는 우리 헌정사상, 그리고 외교 역사에 전례가 없는 일이다. 명백한 수사 방해이자 직권남용"이라고 꼬집었다.

홍 원내대표는 "이 전 장관의 출국 금지를 몰랐다는 대통령실의 해명도 믿을 수가 없다"며 "사실상 국민을 우롱하는 거짓말과 같은 것이다. 대통령이 주도하고 진행한 해병대원 수사외압 핵심 공범의 해외 도피극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제(10일) 저를 포함해서 많은 민주당 의원들과 이번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이 전 장관의 출국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이를 막기 위해서 기다렸는데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이미 사전에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별도의 특별한 특혜 조치를 통해 출국 조치를 마쳤는지 사실상 비행기 탑승을 마무리했다"며 "이 과정도 분명하게 밝혀야 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