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펜하이머’, 올해 아카데미상 휩쓸어

영화 '오펜하이머'가 올해 아카데미상 7개 부문을 석권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펜하이머'는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을 수상했다.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물리학자 오펜하이머(1904~1967년)의 삶을 다룬 전기 영화다. 세계적인 흥행과 평단의 호평에 힘입어 올해 아카데미상을 휩쓸 것으로 예상됐고, 가장 많은 13개 부문의 후보로 올랐다.

'오펜하이머'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이번에 처음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다.

놀런 감독은 덩케르크(2017), 인터스텔라(2014),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인셉션(2010), 다크 나이트(2008), 배트맨 비긴즈(2005) 등 수많은 명작을 연출했지만 아카데미 감독상과는 인연이 멀었다.

남우주연상은 '오펜하이머'의 킬리언 머피가 받았다. 오펜하이머의 천재적 재능과 인간적 면모를 생동감 있게 연기했다는 평이다.

경합이 치열했던 여우주연상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에서 프랑켄슈타인으로 열연한 에마 스톤에게 돌아갔다. 그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은 라라랜드(2016)에 이어 두 번째다.

'가여운 것들'은 뛰어난 영상미로 의상상, 분장상, 미술상 등 시각 관련 부문을 휩쓸었다.

여우조연상은 '바튼 아카데미'의 더바인 조이 랜돌프가, 남우조연상은 '오펜하이머'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각본상은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가 차지했다.

장편다큐멘터리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비극을 다룬 므스티슬라프 체르노프 감독의 작품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이 수상했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첫 번째 우크라이나 영화가 됐다.

한편 '플라워 킬링 문'은 10개 부문 후보로 올랐으나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했다.

한국계 감독의 작품인 미국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작품상과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됐으나 수상의 운은 따르지 않았다. 이번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된 한국 영화는 없다.

우리나라 영화로는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2021년 제93회 시상식에서는 배우 윤여정이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미나리'는 한국계 정이삭 감독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