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 내 대파 소지는 비밀 투표 원칙 깨뜨려
투표소 밖 장소에 대파 보관한 뒤 출입하도록 안내
◆…전국민중행동 관계자들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민생노답 윤석열 정권 대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27 사진=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소 내 대파 소지 제한, 투표소 밖 대파 인증샷 등 직원들에게 유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린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중앙선관위는 5일 구·시·군선관위에 '투표소 항의성 민원 예상사례별 안내사항'이라는 문건을 보내 투표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민원 상황 대처법을 직원들에게 안내했다.
해당 문건에는 '대파를 들고 투표 하러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파를 소지한 선거인에게는 사전투표소 밖 적당한 장소에 대파를 보관한 뒤 사전투표소에 출입하도록 안내'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지침은 대파 소지 관련 질문이 접수됨에 따라 투표관리관과 사무원들에게 대응책을 미리 안내하는 차원에서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파 한 단 가격이 875원이면 합리적"이라고 한 발언을 두고 대파 가격 논란이 일면서 여야 물가 공방의 상징이 된 바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선관위가 임의로 '대파 소지는 문제가 있다'고 결정한 것이 아니라, 최근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로 대파를 가지고 투표소에 가도 되느냐'는 유권자의 질의가 왔기에 여기에 답변하면서 입장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투표소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항의하는 정치 행위를 할 경우 다른 선거인에게 심적 영향을 줄 수 있고, 비밀 투표 원칙도 깨질 수 있기에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파 소지를 제한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투표를 마친 뒤 사전투표소 밖에서 대파를 들고 투표 '인증샷'을 찍는 경우는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