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국민의힘, 보수정당으로서 정체성 확고히 하겠다”

황우여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황 “보수가치 훼손해 사이비보수 돼선 안돼”

황우여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정당으로서 여당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지켜온 자랑스러운 보수정당"이라며 "가정과 종교, 국가 등 전통적 가치를 존중하면서 주변을 설득해 지지를 확장하는 정당"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보수 가치를 약화·훼손해 사이비 보수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이러한 유혹은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국민을 혼란케 하고 분열시킬 뿐"이라며 "소금이 맛을 잃으면 쓸데가 없어 땅에 버려지는 만큼,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으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황 비대위원장은 아울러 향후 야당과 협치하며 비대위 당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와 다른 이념 정당인 민주당은 나름대로의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을 존중해야 한다"며 "여·야의 이견은 정반합의 변증법적 승화를 거쳐 하나의 목소리가 돼야 한다. 그것이 정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야가 나뉘었다고 국론마저 나뉘어서는 국가가 설 수 없다"며 "여야는 상대 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조화로운 하나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야당에 전했다.

계속해서 "비대위 임기는 6개월이나 그 사이 전당대회를 마치고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면 임무를 종료한다"며 "전당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면서도 관리·혁신을 구별하지 않고 당헌·당규에 따라 주어지는 당무를 수행하겠다. 화급한 민생, 초미의 관심사인 당 혁신 모두 소홀히하지 않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유지하되, 국민이 명령하는 변화의 요구에는 무엇이든 바꿀 수 있다는 열린 자세로 임할 것"이라며 "재창당 수준을 넘어선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인 총회에서 황우여 당 상임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황 고문에 대해 "공정하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수 있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5선 의원 출신으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국회부의장,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한편 국민의힘이 황우여 당 상임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하자, 더불어민주당·개혁신당 등은 범야권에서는 여당이 지난 총선에서 확인한 따끔한 민심에도 불구하고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