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 코리아]
27일 통계개발원이 지난달 발간한 '경제 사회적 요인에 따른 출산 격차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이 취업하거나 맞벌이인 가구는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자녀 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맞벌이 가구의 자녀 수는 1.36명으로, 비맞벌이 가구의 1.46명보다 적었다. 특히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에서는 비맞벌이 가구(1.75명)와 맞벌이 가구(1.43명) 간 자녀 수 차이가 0.32명으로 가장 컸다. 반면, 소득 하위 40% 이하인 1∼2분위에서는 맞벌이 가구의 자녀가 소폭 많았다.
연구진은 여성의 경제활동 여부와 자녀 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여성 취업 가구의 자녀 수는 1.34명으로 여성 비취업 가구(1.48명)보다 적었고, 소득 5분위에서는 그 차이가 0.34명까지 벌어졌다. 자료를 토대로 회귀 분석한 결과, 여성 소득이 100% 증가할 때 자녀 수는 약 4% 감소하는 반면, 남성 소득은 자녀 수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21일 한국과 일본을 조사 대상으로 한 보고서에서 여성이 결혼과 출산 후 겪는 승진 지연과 가사 분담 문제로 인해 만혼과 늦은 출산이 흔해졌고, 이로 인해 출산율이 하락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IMF는 한국과 일본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5배 더 많은 무급 가사·돌봄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양국의 사회 규범이 여성에게 부담을 집중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로 많은 여성 근로자가 저임금의 임시직·시간제로 일하고 있는 현실도 문제로 지적했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력 단절로 인한 고용상 불이익, 즉 '차일드 페널티' 증가가 2013∼2019년 출산율 하락 원인의 40%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30대 여성의 평균 경력단절 비율은 자녀가 없는 경우에 집중되어 감소했지만,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여전히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IMF는 한국의 남녀 근무 시간 격차를 2035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으로 줄이면 1인당 GDP를 18% 늘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직장 내 성별 격차를 줄이고 문화 규범을 변화시키는 것이 출산율 감소를 역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여성의 고용 및 경력 성장 지원, 보육시설 확충 및 남성의 육아 참여도 제고, 원격근무와 유연한 근무 시간 확대 등을 제안했다.
한편, 한국 여성들의 '출산·육아쏠림' 현상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 대비 남성 육아·가사노동시간 비율'은 23%에 그쳤다. 이는 일본(18%)과 튀르키예(22%) 다음으로 육아·가사 참여율이 낮다. OECD 평균은 52%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