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홍콩 ELS 배상 합의 5000여건…'H지수 6500선 관건'

ELS 상품 가장 많이 판 KB, 3569건 배상 마무리

홍콩 H지수 6500선 유지시 원금 보장 기대 커져

5대 시중은행들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에 대한 '자율 배상'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들은 현재까지 5323건의 자율 배상에 합의했다.

은행권에서 가장 배상을 서둘러 온 신한은행은 지금까지 992건의 합의를 마쳤다. ELS 상품을 가장 많이 판 KB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1월 만기 도래한 6300여 건의 ELS 손실 확정 계좌(중도해지 포함)를 대상으로 자율배상 협의를 시작해 모두 3569건의 배상을 마쳤다.

NH농협은 지난달 21일 손실 고객을 대상으로 자율배상 조정 신청을 받기 시작한 뒤 모두 556건에 대해 배상금 지급까지 마무리됐다. 자율배상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관련 전산 시스템을 구축한 하나은행도 이달부터 수천 건의 배상 협상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배상 협상이 본격화됐지만 배상 비율이 낮은 고객 가운데 전액 배상 등을 요구하며 분쟁조정이나 소송 등을 고려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달 중순 6900선까지 올랐다가 최근 6300대로 내려온 홍콩H지수도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ELS 상품은 기초로 삼는 주가지수에 등락에 따라 손익이 확정돼 상품 종류에 따라 지수가 가입 당시 지수의 65~70% 이상이 돼야 원금을 보전받는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만기 시점의 지수가 높을수록 피해를 줄일 수 있다.

H지수가 다시 6800으로 회복한다면 당장 6월부터 녹인 조건이 없는 H지수 ELS 만기 도래 계좌의 경우 모두 이익 상환될 가능성도 있다. 8월 이후부터는 H지수가 6500선만 넘어도 거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H지수 반등에 따라 3년 전 ELS에 가입한 고객들이 손실이 아닌 이익을 보는 사례도 나타났다. 신한은행에서는 지난 13일 가입자 11명의 H지수 ELS가 3년 만에 9.9%(연 3.3%)의 수익을 확정하면서 상환됐다. 가입 당시 H지수가 10,399.99, 최종 이익 배리어가 6,720.99(65%)였는데 만기 시점의 지수가 6,761.64여서 이를 웃돌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