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의대 교수들 “새 전공의? 제자로 인정 안해”

다가오는 9월부터 수련을 시작할 하반기 인턴과 레지던트 모집이 22일 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지원자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새로 들어오는 전공의는 지도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나와 정부의 의료 정상화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명령대로 세브란스 전공의는 일괄 사직 처리됐고, 병원은 내년 이후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는 자리(정원)를 유지하기 위해 하반기 가을 턴으로 정원을 신청했지만 이 자리는 세브란스 전공의를 위한 자리임을 분명히 선언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 땅에 처음 전공의 수련을 시작한 1914년부터 세브란스 수련 제도에도 세브란스의 학풍과 역사가 형성되고 전수돼 왔다"며 "만에 하나 정부의 폭압과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병원이 사직 처리된 전공의들의 자리를 현재 세브란스와 전혀 상관 없는 이들로 채용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부가 병원의 근로자를 고용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작금의 고난이 종결된 후 (전공의들이) 지원한다면 이들을 새로운 세브란스인으로 환영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자랑스러운 학풍을 함께 할 제자와 동료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세브란스 전공의가 사직했더라도 그들의 자리를 비워두고 그들이 당당하고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지원하고 지지할 것"이라며 "전공의들은 이미 모든 교직원과 함께 세브란스인이기에 우리의 노력과 지지는 세브란스의 수련과 학풍을 지키기 위해 옳은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다른 '빅5' 병원으로 꼽히는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중앙의료원 소속 9개 진료과 교수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 거부를 결정한 바 있다. 서울아산병원도 하반기 모집에 반대하는 교수들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병원 중 110개 병원이 정부 요청에 따라 미복귀 전공의 사직 처리 결과를 제출했다. 현재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체 전공의 1만4531명의 과반수(56.5%)인 7648명이 사직 및 임용 포기로 처리됐다. 이에 올 하반기에 총 7707명의 전공의를 새로 모집할 방침이다. 그러나 병원의 입장과 달리 현재 의사들은 여전히 반발 중이다. 일부 교수들은 채용 심사에 참가하지 않거나 교육 거부를 선언하는 등 여전히 채용 보이콧에 동참하겠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