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매출액 103억 과대계상…1년후 정정, 재무제표 신뢰도 손상

변경된 외부감사인 '전기재무제표 왜곡표시' 지적

금양의 2022년 재무제표 수정공시가 첫 공시 이후 무려 1년이나 흐른 뒤에 이루어진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상당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1년 이상 경과한 재무제표 수정공시의 원인은 2022년 연결기준 국내 발포제 매출액 103억원이 과대계상된 데 따른 것으로 수정에 따라 내부통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의견도 기존의 적정에서 부적정 의견으로 수정됐기 때문이다.

오류 수정에 따라 2022년 과대계상했던 국내 발포제 매출 103억원이 차감됐으며 관련 항목 조정으로 인해 이익잉여금도 42억원을 하향 조정해 수정 공시했다. 차감된 매출액은 정정 전전체 외형 기준 4.8%, 발포제 제품의 내수 매출액 기준 39.9%에 달했다.

이외에도 매출채권 과대계상, 부가세 미수금 과소계상, 재고자산 과소계상, 이연법인세 자산 과소계상 등도 재무제표 정정의 주요 사유로 밝히고 있다.

이는 재무제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매출 인식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으로 회계 전문가들은 정상적인 기업의 회계실무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사례라 지적하고 있다.

금양은 2022년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용실태에 대한 대표이사 등의 확인서에서 대표이사와 재무제표작성 책임자는 "공시서류의 기재 내용에 대해 상당한 주의를 다 하였고 누락이나 허위의 기재표시가 없고 중대한 오해를 유발하는 내용이 표시되지 않았다"라면서 외감법 규정에 따라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확인이 무색하게 금양의 2022년 재무제표는 공시된 지 1년이 흐른 시점에 국내 매출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이 과대 계상됐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밟았다.

문제는 2022년 재무제표의 정정 공시가 회사 측이 오류를 자진 수정한 것이 아니라 지정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의 감사 지적에 따라 수정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조세일보는 금양에 회계오류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기를 요청했으나 법무법인을 통해 "감사보고서 내용 정정은 의도적으로 매출을 부풀린 분식회계와는 전혀 무관하며, 이에 관한 사항은 모두 공시되어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금양 측은 '의도적이 아니다', '분식회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매출액이 과대계상된 왜곡된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은행 차입이나 투자유치가 이뤄졌다면 의도적이지 않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금양은 재무제표 왜곡 표시 이후인 2023년 9월 27일 금융기관으로부터 300억원의 단기차입을 결정한 바 있으며 그 해 12월 27일에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증권예탁증권(DR) 발행 결정을 공시했다.

한편 일반적으로 기업이 고의로 자산이나 이익 등을 부풀리거나 부채를 적게 계상해 재무 상태나 경영 성과를 고의로 조작하는 회계 행태를 분식회계라고 말한다. 자금 차입 비용을 절감하거나 주가를 높이기 위해 사용돼 투자자 등 외부 이해관계자의 이해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대표적인 분식회계 사례를 보면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2012~2014 회계연도에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자기자본 등을 과대 계상해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에게 큰 손해를 끼친 바 있다. 2012년 별도기준 매출액은 12조5654억원, 영업이익은 4561억원이라고 공시했으나 2017년 정정 공시를 통해 매출액 12조511억원, 영업손실 1067억원으로 변경했다.

이어 2013년 매출액은 14조800억원에서 13조3596억원으로, 영업이익은 4242억원에서 영업손실 1조267억원으로, 2014년 매출액은 15조1595억원에서 13조948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4543억원에서 영업손실 5767억원으로 처음 공시와 비교해 각각 달라졌다. 매출 변동액은 2012년 4.1%, 2013년 5.1%, 2014년 8.0% 수준이었다.

또 다른 사례인 씨젠의 경우 지난 2021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2011~2019년 매출액 과대계상 등의 혐의로 징계를 받았다. 고의성은 입증되지 않았으나 중과실로 결론이 났다.

당시 증선위는 씨젠이 2011년 14억5700만원으로 매출액 과대계상이 시작돼 2015년 140억7200만원까지 누적됐으며 2019년 반기엔 81억1700만원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와 담당임원 각 1억1840만원 등 과징금 25억1450만원 과징금 부과와 함께 감사인지정 3년, 담당임원 해임권고와 직무정지 6개월, 내부통제 개선권고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