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 흑인 언론인 협회(NABJ)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07.31. <사진 로이터>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의 '정체성'에 대해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 흑인 언론인 협회(NABJ)에 참석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해 "그는 인도계인가 아니면 흑인인가. 그는 인도계였지만 갑자기 노선을 바꿔 흑인이 됐다"고 말했다.
자메이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에서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는 미국 부통령을 지낸 최초의 흑인이자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레이첼 스콧 미국 ABC 방송 기자는 그동안 트럼프가 한 일련의 인종 차별적 발언을 나열한 뒤 흑인 유권자들이 그를 지지해야 하는 이유를 물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질문은 끔찍하고 적대적이며 불명예스러운 것"이라며 "ABC 방송은 가짜 네트워크"라고 했다. 이어 "난 에이브러햄 링컨 이후로 흑인 인구를 위한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이날 일부 공화당 의원이 주장한 것처럼 해리스 부통령이 'DEI 고용인'인가라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말했다.
DEI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iversity·Equity·Inclusion)을 일컫는 말로 오랜 불평등과 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직장에서 여성과 유색인종의 비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여성·흑인·인도계라는 배경 때문에 능력이 없음에도 선발된 사람임을 암시하는 데 이 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스콧 기자는 이어 지난 6월 미국 남부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이 흑인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주장 트럼프의 발언을 언급하며 '흑인 일자리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가' 물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흑인 일자리는 일자리를 가진 사람 누구나를 말한다"고 답했다.
최근 일리노이주에서 '끓는 물이 담긴 냄비'를 들고 있었다는 이유로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여성 소냐 매시 사건 이후 경찰관에게 면책권을 부여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사건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 "나에게는 좋지 않아 보였다"고 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초청은 일부 참석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대회 공동 의장은 항의의 표시로 현장을 나갔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대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그가 한 말은 정말 역겹고 모욕적"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후 해리스는 온라인에서 성 및 인종차별적 공격을 받았고, 일부 극우 계정에서는 그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화당 지도자들은 의원들에게 개인적인 공격을 삼가고 그의 정책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 운동에서 격한 수사를 낮추라는 조언을 무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한 선거 연설에서 지지자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